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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3 18: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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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rJo
제가 가장 걱정했던게 님 같이 생각하시는 분들과
그리고 병원에 자리도 없는데 119를 불러서 무리하게 병원에 밀어넣는게 올바른 일인가
2가지를 지적해주시는 분들이 계실꺼라 그게 가장 걱정이 되었고
본문에 글쓰신 환자분의 가족분들도 그 글을 보고 실망하실꺼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저는 의사도아니고 그렇다고 환자의 가족도 아니고.. 그냥 주변 제 3자일 뿐입니다만...
뇌출혈로 쓰러진 어머니를 응급실로 저 혼자 옮겼었고 그 과정에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뇌수술을 하고 중환자실에 계실때도 다시는 못깨어나고 식물인간으로 살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엄청나게 많이 들었습니다.
한창 힘들때 가족들끼리 회의를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더군요...
" 내일 엄마가 수술을 받다가 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린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내가 살아생전 너희 엄마한테 잘해준건 없지만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최선을 다해서 뭐든지 하고싶다.. "
저랑 동생은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자고 했고
이후에 어떠한 결과가 일어나도 책임을 지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그리고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어머니는 살아나셨습니다.
모든 병원의 의사들이 한 말이 뇌수술의 성공 확률은 10프로도 안됩니다.
뇌수술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확률은 그 10프로 내에서도 다시 생각해봐야한다고...
그런 말에 많이 흔들렸지만 결과적으로 수술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지금은 곁에 계시지 않지만 그때 후회없이 모든 열과 성을 다해서 수술을하고 곁에서 병간호를 했었기에
지금은 어머니를 편히 보내드리고 지금 열심히 이렇게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성공한 10프로에 해당하셨지만 아마 실패한 90프로의 다른 가족분들이 더 많을겁니다.
병원 중환자실에서 하루에도 2~3명씩 사망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저와 가족들은 느낀게 있습니다.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아무것도 못해보고 소중한 사람을 잃는 사람이 내가 생각하는거보다 훨씬 많았고
그 사람들이 나머지 인생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힘들지도 느껴졌었습니다.
저는 적어도 글쓰신분과 가족들이 그런 후회를 하면서 살아가길 원치 않았고
위에 의견을 제시했었습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라며...
다른 많은분들도 글쓰신분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익명으로 글을 남기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게 더 도움이 될거라 판단하여 익명은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