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중학생 때 대로변에서 신문지 둘둘 만 거? 들고있는 십여명의 남자고등학생들한테 맞은 적이 있었어요. 진짜 대로변이었고 저랑 친구랑 둘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제 친구는 옆으로 밀치고 저만 두들겨패더니 와르르 도망갔어요.. 일단 아픈 것도 아픈 건데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었죠. 중학생이었던 저는 세상을 너무 몰라서... 경찰을 불렀는데 무슨 포돌이 방송같은 서구지킴이 안전한 서구~~ 입니다~~이런 안내멘트가 흘러나오느라 ㅋㅋㅋ걔네는 이미 안보이고.. 겨우 연결된 경찰은 제가 여기가 어디라고 설명 잘 못하고 어버버 하니까 아니 왜 자기가 있는 곳도 설명을 못하냐고 혼만내고.. 전 엉엉 울다가 십분?정도 뒤에 오토바이 타고 온 형사?님께 사정 설명했는데ㅋㅋ와.. 저한테 왜 애들 명찰도 하나 못 봤냐고..... 교복입은 까까머리 남자애들 다 똑같이 생겼는데 보면 알아보겠냐고 막 다그치셨어요... 전 왠지 막.. 삼촌이나 아빠한테 혼나는 기분에 우물쭈물 말도 제대로 못하고.. 경찰은 그 학교에다가 이런 사건이 있었다고 연락해놓겠다. 그만 가라. 그래서 그냥 울면서 집으로 왔었어요.
나중에 안 건데 양아치들 사이에서 저 골목에서 튀어나오는 사람이 여자면 때리기 아줌마면 욕하고 튀기 이런 놀이? 가 있었다고하더라고요... 일베의 새싹같은 새끼들이죠..
전 지금도 남자애들끼리 모여있으면 그 왁자지껄한 웃음소리에 소름이 끼쳐요. 절 때리면서 무슨 게임 즐기는 것 마냥 웃어재끼던 그 버러지같은 놈들이 생각나서요..
전 지금도 과하게 밤길 무서워하고 그러는데 친오빠조차도 너는 왜 그러게 오바떠냐? 라고해요 한밤중에 혼자 나갔다오는 거 못해도 왜 그런걸못하냐? 라고 하죠. 가족이라도 건장한 체격에 그런 일 없어봤던 오빤 몰라요. 그러니 남들은 오죽하겠어요...
저도 그래요.. 혼자인 게 너무 싫어서 답답하고 슬프다가도 누가 저 신경써주는 것 같으면 부담스럽고 괜스레 두려워져요.. 이 관계가 깊어지면? 그러다 다시 멀어지면? 틀어지면? 이런 걱정을 관계를 맺기도 전부터 해버려요..
그리고 저는 너무 실수투성이에요.. '말하지 말 걸 그랬다..'싶은 내 상처 이야기들 부끄럽고 창피했던 제 행동들, 왕따때문에 빠졌던 만화책, 중2병 시절 이런 것들이 절 다시 또 부끄럽게해요.. 그래서 초등학교 때 친구들 중학교올라가면 안 만나고 중학교 때 왕따당할 때.. 그나마 얘기나눴던 친구들 고등학교 올라가서 안 맜났어요.. 고등학교때 친구들 대학때 안 만나고.. 대학 졸업하고나니 진짜 빈껍데기 같은 저만 남았어요...
그런데도 직장 잡으면 또 카톡 탈퇴하고 페북 탈퇴하고 폰번호 바꾸고 이름도 바꾸고 새로 시작할거라는 생각 뿐이에요..
도망만 치는 삶 같아서 너무 싫고 속상하다가도 이렇게 안 하면 죽을 것 같은데 어떡해!! 싶고 내가 약한 게 죄는 아니잖아.. 이런 생각으로 스스로 위로해요.. 서글프게...
지금도 저는 제 친구들 이야기 주변사람들에겐 친했던 것처럼 말해요. 나 고등학교 때 친구중에 이런이런 애 있었다. 어땠다. 재밌었다... 근데 그 친구들은 절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걸 잘 알아요.. 그래서 외롭고 쓸쓸해요..
저는 이렇게 살아왔어요.. 가정폭력과 학교폭력과 예민한 제 기질이 만든 합작품이죠.. 지금까지도 전 그 흔한 '사람상대하는 알바' 한번을 안 해봤어요.. 친오빤 제가 한심하대요. 아마 어머니도 말씀은 안 하시지만 비슷한 맘이시겠죠... 취직도 못 하고 집에서 공부만 하는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