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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20 19: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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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모 사이트에 오래간만에 다시 시작한 PHP가 너무나 황당하고 납득가지 않는 점이 너무 많아서 PHP는 너무나 허접하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타 언어에서는 접할 수 없는 PHP 만의 괴악한 에러에 머리가 뜨끈뜨끈한 상황에서 글을 좀 격하게 써내렸습니다. 그리고 댓글을 봤는데, 그다지 동의하시는 분들이 없더군요. PHP가 좀 날림이긴 하지만 그렇게 말할 만한 건 아니다는 것이 댓글의 의견이었어요. 전 좀 의외였습니다. 왜냐면 PHP가 좀 많이 욕 먹는 언어인건 사실이니까 동의해 주리라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내가 너무 흥분해서 글을 썼구나 하고 넘어갔었습니다.
오늘 작성자님의 글을 보고 그 전의 일이 갑자기 떠올랐어요. 돌이켜 보니 제가 여러 사람이 보는 곳에 너무나 공격적으로 글을 쓰긴 한 것 같았어요. 혹시나 작성자님이 워드프레스의 생소함과 이해할 수 없음 때문에 조금 화가 나셨다면, 기분 전환한 후 다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이해는 할 것 같습니다. 작성자님이 제 동료나 친구이고, 워드프레스 프레임워크에 입문하셔서 답답함을 많이 느끼셨다면, 그래서 사석에서 이런 글과 똑같은 논지의 말씀을 하셨다면 술 한잔 탁 꺾어 넘기면서 같이 맞장구를 쳐 줄 수도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엔 PHP와 더불어 조금 황당한 점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이렇게 여럿이 보는 게시판에 이러한 글을 쓰는 것은 조금 곤란합니다. 근거도 없고, 주장도 없고 논지도 없이 그냥 맘에 안든다고 누가 열심히 만들고 더구나 세계 여러 개발자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프레임워크를 이런 식으로 평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이제서야 제가 이전에 글을 감정적으로 썼을 때 제 글에 반대하신 분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작성자님이나 저나 PHP나 워드프레스 프레임워크가 맘에 안 든거지 그걸 쓰는 사람을 바보 취급한 건 아닌 건 압니다. 그러나 단순히 워드프레스 쓰레기야 전역변수고 디자인이고 뭐 이리 개판이야? 라고 말씀하시면 그걸 사용해서 개발하시는 분들은 뭐가 되나요? 저도 작년 여름쯤부터 워드프레스 개발에 입문했고 몇 번의 웹사이트 개발을 워드프레스 기반으로 해 낸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워드프레스 기반으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고, 그 작업이 어떤 다른 개발자의 생계를 책임지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렇고 다른 분들은 작성자님의 글을 보고 기분이 좋을 리 없습니다. 내가 쓰는 프레임워크가 물론 어느 정도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워드프레스는 속도 면에서는 말할 바가 아니란 건 누구나 다 인정합니다. PHP라는 좀 뭣한 언어와 겹쳐서 문제가 더 심각한 경우도 있을 테지만 저나 그 분들이나 그런 문제를 왠만큼은 다 알고 작업합니다. 제 옛글에 대해 기분 상하신 분들의 심정을 조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어요. 그럼 제가 그동안 만든 작업, 나름의 워프 기반의 프레임워크, 아이디어 또한 쓰레기입니까?
무엇이 맘에 들지 않고 비판하고 싶다면 제대로 된 근거를 가지고 와서 '까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하자면 저도 환영하고 제 부족한 지식... 뭐 사실 아는 건 거의 없겠지만 같이 어울려 드리겠습니다. 토의를 통해 생산적인 방향으로 건설적인 면을 지향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 글쓴이분이 지금 일주일동안 워드프레스를 봤다고 하는데, 어떤 프레임워크를 고작 일주일 정도 손대본 것 가지고는 부족하지 않나요?
- 적어도 'Wordpress philosophy'로 검색해 보면 이런 웹페이지( https://wordpress.org/about/philosophy/ )는 찾을 수 있는데, 그러면 작성자님의 철학을 좀 들어 볼까요? 그 철학에 의하면 워드프레스는 쓸만한 것이 못된다고 하셨으니, 제도 한 번 들어보고 생각해 보도록 하죠.
- 코어 코드를 보면 좀 답답한 부분이 다소 있는 건 사실입니다. 뭐 요즘 말하는 MVC 패턴이 적용된 것도 아니고 좀 정신없는 면이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코어는 코어죠. 버그 없이 돌아가면 되고 그들이 코덱스를 통해 알려주는 인터페이스만 잘 준수하면 나랑은 상관 없는 이야깁니다. 어차피 워드프레스 코어를 건드려 기능 확장하는 일은 거의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구요.
- 워드프레스의 가장 강력한 강점은 자유로운 확장입니다. 이렇게 유연하게 확장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그 반면에 양날의 검처럼 가져갈 수 밖에 없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죠. 속도라든가, 속도라든가.... 그렇지만 속도가 느리다고 해서 맨날 C언어만 쓰고 파이썬 안 쓰는 건 아니잖아요? 워드프레스 개발자들이 그렇게 어리석나요? 워드프레스의 장단점을 넓게 보세요.
- 워드프레스도 꽤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약간은 낡은 패러다임이 있을 수도 있고 구식인 점도 있을 수 있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PHP 기반의 CMS 프레임워크와의 공정한 비교를 하셔야죠.
- 플러그인들과 테마의 플랫폼이란 것이 코어에서 후킹을 안 해준다면, 그려면 도대체 어떤 식으로 동작해야 하는 거죠? 워드프레스라는 프레임워크에서 주는 코어고 객이 플러그인/테마입니다. 플러그인과 코어의 설계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정말 훅 지옥과 콜백 지옥이 무시무시한 건 저도 잘 압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매도당할 일인가요?
더 하고 싶은 말도 있고 위 적은 글들도 보다 다듬어야 하겠지만 시간이 없으므로 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