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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2 10: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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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분은 우선 대출 2억이 아주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인이 그 부분에 대해 공감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대화할때 답답해하며, 길게 말 섞기도 싫어서 가시 돋힌 말이 나오는것 같습니다. 남편이 길게 말하기 싫어서 말실수 하는 부분에 대해서 너무 그것만이 전부인냥 생각하지 마시고, 우선 함께 공감대를 형성해 보는게 좋을것 같네요.
2억대출이면 20년 모기지론(3%)으로 해도 원리금균등상환 월 110만원입니다.
지금 벌이로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맞벌이가 답같기도 한데, 이것도 초등학교 입학전까지라고 보이네요. 초등학교 들어가면 1시~3시쯤 학교 끝납니작다. 맞벌이하려면 학원 뺑뺑이 보내야 하는데, 돈도 돈이지만, 얼마나 크게 아이에게 좋을까 싶습니다. 마지못해서 하는 부모들이 많은걸로 압니다.
만약 20년 모기지론을 하면, 아이가 이 초등학교 시기에 들어가있을때도 여전히 원리금균등상황이겠죠? 초등학교 들어갈때쯤에는 아이들에게 돈이 더 들어갑니다. 사실 그전에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게, 집에 아이가 함께 커가면 먹는것들에 대해 지출이 커지구요(정기적으로 육류/과일/채소...) 아이가 커가면서 의복/신발에 대한 부분도 부담이 있습니다.
여차저차 20년 순조롭게 납부한다고 해도 그동안 납부한 이자비용만 6,600만원입니다.
2억 대출을 위해 6.600만원을 이자로 내는거죠. 계산기만 두들겨 봐도 아주 끔찍합니다...
전 기본적으로 남편이 느끼는 위기의식에 어느정도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작성자분께서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도 크게 공감합니다. 아이도 소중하고, 어떠한 미래의 계획이든 그걸 계획대로 해나가기 위해서는 결국 그 계획의 주체인 사람이 중요한겁니다. 그리고, 그 계획의 끝도 결국 그 사람이 중심이 되야 되는거라, 신랑분 말대로 통장에 찍힌 돈만으로는 완성이 되지 않는거죠.
남편은 당장은 넓은 집이 목표인듯 하다고 이야기하셨지만, 그건 남편의 목표가 아니가 가정의 목표로 보입니다.
아닌것 같으시면 청약/19년 입주를 묵인하고 진행하면 곤란하죠. 제가 보기엔 남편의 목표는 이후 20여년을 쪼달리고 살고 싶지 않은겁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부인이 공감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신랑은 반년 육아휴직 냈다고 집에 큰 부담이 될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반년을 죽어라 일해도 현실이 큰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것 같은데, 그부분에서 공감을 못해준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가다듬지 못한 짧은 말들이 나오는거라 봅니다. 좀 더 깊이 있는 대화를 해보셨으면 합니다.
아이를 위해서 무엇을 한다? 좋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위해서 평생 모든걸 다 내려놓고 아이와 함께 할수는 없겠고, 적당한 타협선을 찾아서 하겠죠?
작성자님께의 타협점은 그게 6개월 육아휴직이겠고(1년 2년 3년.. 이렇게 쉬면서 아이랑 놀아줬으면? 하는 생각하시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신랑분의 그 적당한 타협선은 딱 지금정도인겁니다.
아이에게 있어서 평생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기는 지금도 그런 시기고, 초1도 그런시기고, 중1, 고1도 평생 돌아오지 않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영아기가 더 중요하다. 유아기가 더 중요하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더 중요하다. 정답이 있나요?
신랑분 입장에선(대출이 걱정되는 상황에서...)
지금 시점에 평생 돌아오지 않을 아이의 6개월을 위한다고 육아휴직하게 되면,
이후 평생 돌아오지 않을 아이의 6개월+@의 기간을 아이에게 그만큼 못해주는거라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작성자님께서 어떠한 직업을 가지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희집 예로 보면, 저희 마눌님은 육아단절로 인한 복직의 어려움에 대해 상당히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저희 마눌님도 일 잘한다 평 듣고 회사 다녔습니다.)
너무 미래에 대해서 어둡게 상상해서도 곤란하고, 장미빛 미래만 상상해서도 곤란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배우자와 서로 같은 미래를 보면서 같은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게 중요합니다.
두분다 가족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겁니다.
작성자분께서 남편이 답답하다고 생각하는 정도(=서로간의 관점의 차이)가 바로 남편이 느끼는 답답함의 정도와 비례할거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