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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6 14: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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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강의시간 도중 손을 든 학생이 출석을 부르지 않는 것에 항의하며, 그러면 강의를 들으러 나온 자신이 손해를 보는 것 아니냐고 따지던 일. 그때 제가 느낀 충격과, 교수님의 얼어붙은 표정과 긴 침묵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물론 차별화된 점수로 이득을 챙기지 못하는데 대해 아쉬움을 느낄 수는 있는 거겠지만, 그걸 교수 면전에서 '당신 강의를 듣는 내쪽이 손해다' 라고 던져버리는 건 한계를 넘어섰지요.
저도 소위 MZ의 끝물인데 이 세대가 느끼는 '손해' 혹은 '공정'에 대한 감각이 이러합니다. 괴물이죠. 요즘 대학생들은 좀 달랐으면 하지만... 아마 위의 이야기 속 학생의 말 어디가 잘못됐다는 건지 이해를 못할 가능성이 크겠지요. 손해는 손해잖아? 이러면서요. 애초에 강의를 왜 듣습니까? 학점이 아닌 내 뇌를 위해서 듣는 것입니다... 학점은 내 뇌 상태의 조악한 지표일 뿐이고요. 그 둘의 위상이 역전되었다는데 대해 유감을 느끼는 것조차 중지되어버린 게 요즘 분위기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