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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3 02: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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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을 적극적으로 축출했다면, 탄핵에 공로가 있으며 문재인의 집권을 도왔던 '정의로운' 검사가 대통령을 상대로 각을 세우자 잘려버렸다! 식으로 포장되었을 겁니다. 문정부와 각을 세우는 입장이니 보수에서 주워가기도 모양새가 좋고 명분 차리기도 쉽습니다.
당선된 이후의 윤이 본색을 드러낸 지금에 와서는 조국과 추미애에 대한 여론이 다소 우호적이 되었지만, 당시엔 시선이 매우 싸늘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똑똑히 기억합니다, 국민들은 코로나에 정신이 팔려 검찰개혁 언론개혁에 정말이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조국수호 집회에 나가 SNS에 사진을 올렸었는데, 친구들이 좋아요를 한개도 눌러주지 않았던 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나름 사회 현안에 늘 관심이 있는 편인 친구들이었는데도 말이죠.
문재인이 윤석열을 자르지 않았고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못까지 박았기 때문에, 윤석열은 대선기간 내내 보수로부터 문재인의 끄나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문재인이 윤과 한통속이라고 주장하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고요.
저는 당시 문통의 발언이, 문재인과 한통속이라고 묶이게 되면 보수에서 윤을 주워가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한 결과였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메시지는 뜻밖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반민주 측에서는 '윤이 얼마나 훌륭하면 문이 저렇게 추하게 매달릴까' 라고 해석했고, 친민주 측에서는 '문재인은 윤석열이랑 팀이구나' 라고 해석해 버렸죠.
후자쪽에서 멍청이들은 '난 문재인 편이니까 윤 찍어야지' 해버렸고, 그나마 윤을 찍지 않을 정신머리는 있지만 다소 멍청한 이들은 '윤석열은 나의 적이니 문재인도 나의 적이다' 해버리고 있습니다.
덧붙여서 윤이 왜 문재인을 치지 않는가? 그건 당연히, 윤의 지지세력의 한 축을 뮨파들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문대통령에 대해 앞으로 무언가 배신감이나 실망감을 느끼고 돌아설 때, '그때 문재인과 맞섰던 윤이 옳았구나' 라는 멘탈붕괴 수준의 판단을 내릴 때 문대통령의 안위는 비로소 위험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