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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6 14: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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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그 짐멜이 "대도시와 정신적 삶"이란 논문에서 밝혔듯이 도시의 삶과 시골의 삶은 완전히 다릅니다. 도시인의 입장에서 시골의 삶을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정말 어렵죠. 도시는 익명성이 보장되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대신 철저하게 고독함을 제공하고, 시골의 삶은 제한된 사생활을 제공하지만 고독함이 자리할 곳이 없죠. 이 두가지 차이는 우열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른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시골의 역사는 양보와 희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역사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고요. 시골은 인구 밀도가 낮아서 도시처럼 행정력을 사용한다면 너무나 비효율 적입니다. 인구가 몇이나 된다고 소방서 갖추고, 파출소 갖추고, 주민센터 갖추겠습니까. 도로 청소할 인력도 도시처럼 제공할 수 없기에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해 나가야 하고, 행정력이 닿지 않는 어려운 이웃은 마을 안에서 상부상조하고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나는 농사를 짓지 않는다 하더라도 옆집에서 농삿일로 바쁘면 마냥 놀 수 없는 곳이 시골입니다. 그렇게 일을 도와준다고 해서 품삯을 쳐서 최저임금 계산해서 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서로 돕는다는 의미거든요. 이러한 삶을 도시인의 관점에서 보면 마냥 원시스러울 수 있지만 그것은 단지 도시인의 관점일 뿐입니다. 법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권리를 분석해 줍니다. 다수를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분석해주죠. 하지만 시골의 삶은 다수의 삶이 아니라 단독성을 가진 소수인들의 삶입니다. 소수인들의 권리는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주관적인 스토리가 있습니다. 결국 안되면 법으로 따져야 하겠지만 그것이 최선은 아닙니다. 각각의 스토리를 감안하여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우선이겠죠. 시골은 귀촌인과 귀농인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듯, 그 마을의 관습을 최대한 존중할 때 얘기겠죠. 존중만 있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바람을 몰고올 외지인들이 오는 것이 너무 재밌고 즐거운 일이죠. 그 마을에 한 구성원이 되고자 하는 귀농인들이 마을 주민들로 부터 여러가지 서포트를 받는 스토리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왜냐면 시골사람들은 언제나 남에게 관심이 있기 때문이죠. 시골에서 시골의 삶을 견디기 힘든 분이라면 귀농, 귀촌 했을 때 서로 힘들기만 할 것입니다. 귀농, 귀촌을 하려면 도시의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익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