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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2 00: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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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친구를 찾아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가까운 곳에 살기도 했고 즐겁게 놀 생각뿐이였으니까요.
나이가 드니 친구에게 가는 것이 여간 큰 일이 아닙니다. 물론, 만나면 여전히 즐겁습니다. 가고 오는 그 과정이 부담되더군요.
예전에, 멀리 떨어져버린 친구를 찾아 옛 동네를 찾아갔던 일이 있습니다. 약속따윈 하지도 않고.
만나면 좋은 것이고 못만나도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한참을 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다지 더운 날이 아니였는데도 땀이 나더군요. 혼자 씩 웃으며 이런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변했을까, 무슨 말을 할까?"
논어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불역락호不亦樂乎?!
멀리서 찾아오는 친구가 있으면 즐겁지 않겠니?!
그 친구라면 언제라도 가고 또 오는 그 길이 멀게 느껴지지지 않는 친구.
그에게 가고자 마음 먹은 순간 이미 나는 그에게 도달해 있을 것 입니다.
얼굴을 보게 되기 전 부터 그의 얼굴은 이미 보일 것 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언제나 그와 함께 있겠죠.
다시 만나게 될 그 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