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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3 04: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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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청와대에 "우리나라 세는나이 만나이 연나이 기준을 바꿔주시기 바랍니다. 개정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0880 라는 청원이 올라왔었습니다(11월 11일 청원마감, 3명 동의). 이미 알고계신 것 처럼 현재 법적인 나이는 만으로 세는 나이입니다. 또한, 언론보도 등 공적인 영역에서도 이러한 만 나이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있습니다. 다만, 관습적으로 세는 나이가 이러한 표준과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니, 이러한 표준을 더욱 홍보하거나 강제하여 혼란을 줄이자는 말씀으로 보입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이중과세의 문제가 생각났습니다. 이중과세금지라는 표현은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것 같네요. 이중과세라는 말을 지금 들으면 사람들은 세금이야기인 二重課稅를 써올립니다. 그러나, 二重過歲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二重過歲는 설을 두 번 세는 것을 말합니다. 한 때, 정부에서 二重過歲를 금지하자는 캠페인을 오랜동안 벌였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음력 설이 살아있죠.
물론, 음력 설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공식적인 한 해의 시작은 1월 1일이거든요. 세금 이야기로 시작했으니 조금 더 붙이자면, 지금 1월 1일에 세배돈을 주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 입니다. 예전에는 1월 1일에 세배돈을 주기도 했어요. 이중과세 금지를 강조하다보니 이러한 금지가 오히려 사람들의 감정과 맞지 않아서 누구는 음력 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고 또 누구는 음력 설을 인정하기도 하고 해서 마음 약한 사람들이 이중으로 세배돈을 (이런 경우에는 이런 표현이...) 뜯기기도 했거든요. 이것은 강력한 드라이브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 예 일 수 있겠네요.
어쨌든 지금은 1월 1일과 음력 설이 다르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과세 이야기를 조금 더 할께요. 양력이 들어오기 전에도 사실은 이중과세를 했답니다. 혹시 동지세배란 말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동지도 한해가 시작되는 날 입니다. 우리만 그러한가? 요즘 할로윈이란 것을 기념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할로원도 원래는 한 해의 마지막 날 입니다. 11월 1일을 한해가 시작되는 날로 기념하던 옛 풍습이 남아있는 것 이거든요.
시간이 지나면 현재 관습적으로 세는 나이는 사라질 풍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법적으로나 공적인 영역에서는 이미 만 나이가 표준이니까요. 홍보나 교육을 더 할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그 비용대비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