긩긩님에게도 힘든 젊은 날이 있었단 사실에 새삼 위로가 되네요! 전 대학생 때 한국에 처음 갔을 때 정말 좋은 기억을 가졌어요. 한국에 더 살고 싶어서 나중에 직장인으로 다시 왔는데 ㅠㅠ 자기들 필요에 따라 절 마음대로 한국인 취급 했다가 교포 취급했다가 너무 부려먹어서 마음 고생 하던 중 로드킬로 엄마 죽고 굶어죽은 꼬물이들 중에서 겨우 버텨내던 냥이를 만났어요.
말썽 피워도 엉엉 우는 시늉하면 다시 안하고, 가르치지 않아도 똥오줌 알아서 가리고, 그루밍 흉내냈더니 (얼굴을 갖다대고 혀 대신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금방 배워서 자기관리 알아서 하고, 폰의 알람소리 울리면 내 위로 올라와서 꾹꾹이로 깨워주고, 자려고 누우면 내 옆으로 달려와서 옆구리에 촥 자리잡고, 출근하려고 현관쪽으로 가면 어디선가 날라와서 현관문 옆 박스로 들어가 슈렉고양이 표정으로 날 바라봐주는 수다쟁이 고양이임.
그런데 하루는 내가 기절 한거임. 몸이 계속 안좋았는데 장내출혈이 있었던 거. 야옹거리는 소리에 눈 떠보니 눈 앞에서 얘가 울고 있었음. 정신 차리고 119 불러서 병원 가니 이미 맥박도 안잡히는 수준이어서 응급실에서 수혈 받고 나서야 응급수술 들어감. 나의 냥이가 아니었으면 난 이세상 사람이 아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