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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 01: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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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일때 갑자기 부모님도 집도 없어지고 일가친척 모두 외면해서 노숙한 적 있어요. 가진거라곤 걸친 옷 뿐이었던 시절. 아무도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는 국가에서 보호해준다는걸 알려주지 않았던 때. 너무 배가 고파서 어린 나이에 부끄러운건 알아서 밤에 몰래 쓰레기통 많이 뒤졌지요. 겨울초입이라 춥기는 했지만 유통기한 지났다고 버린 음식들이 빨리 썩지 않아서 그게 참 다행스러웠지요. 그것도 매번 매일 찾을 수 있는게 아니어서 낮에는 공원 수돗물을 양껏 마시고 밖에 내놓은 배달음식 남은것 찾아다니기도 했지요. 그때는 앞으로 내가 어떻게해야할까 그런 생각이 안 들더군요. 하루종일 먹을것 찾는 생각만 들더라구요. 사람이 그렇게 변하더군요. 멀쩡한 군만두접시를 랩도 안 뜯고 내놓은걸 발견하고 눈이 화등잔만해지고 입이 헤벌쭉하는걸 스스로 느끼면서 알게되었어요. 사람이 못먹고 춥고 비바람 피할곳도 없어지면 이렇게 되는구나. 변할 수 밖에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