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2017-02-26 14:30:12
0
우선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근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일이라 당시의 치열했던 감정이나 자세한 정황을 어느정도 생략하고 쓰여졌습니다.
확실히, 저는 연애를 끝낸 이후 친구들에게 너는 호구다, 여자가 너를 가지고 놀았다, 그런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녀보다 더 사랑하고, 더 노력했다고 해서, 그녀의 노력을 무시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마지막 문단을 쓰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호구였을지언정, 저는 그녀를 사랑함으로써 행복했기 때문에 추억을 아름답게 다듬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마지막에 하고싶었던 말은, 그녀는 나쁘지 않았다가 아니라 그때는 어린 마음에 대단한 사람으로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서 보니 평범한 여자였더라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완벽한 여신으로 생각했었는데 단점도 있고 잘못도 하는 평범한 여자였었구나 라는것을 한참 후에서야 깨닫게 되어, 제가 사랑에 맹목적이었던 점, 괜한 나의 환상으로 어쩌면 괴로웠을지도 모를 그 심정을 이제는 알 수 있기에 미안한 마음도 생긴 것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