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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7 22: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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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추석연휴 중
나름 피곤하셨는지 열감기에 드신 아드님.
가볍게 38도를 넘나들기에 해열제+휴식 처방에 들어감
반나절후 분명 열은 내렸는데, 여전히 길게 누운 소파에서 일어나질 않음
물을 가져와라, 밥을 떠먹여라, 다리를 주물러라, 발도 주물러라,
채널을 돌려라, 재미가 없다 다른 채널 돌려봐라, 이불을 덮어달라, 토닥토닥해라, 노래를 불러라, 불을 켜라, 힘이 없어서 걸을수 없으니 화장실에 업고 가달라 등등
아픈 척하며 세자저하 놀이 삼매경 중
뚜르르 울리는 나님의 폰
시.어.머.니!
추석연휴에 그냥 보낸 손자가 마음에 걸려 장난감이나 하나 사주고 싶다 지금 이마트에서 만나자 는 내용이었음
나님 : 아.. 장난감이요? (어디선가 벌떡 일어나는 소리가 들림) 어휴, 그런데 어쩌죠 어머니.. 지금 ㅇㅇ이가 열이 좀 나서.. 꼼짝도 못하고 누워만 있네요 그냥 다음에 사주셔요 그러게요 열은 많이 내리긴 했...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느덧 손에서 사라진 나님의 폰..
아들 : 할머니? 아니야아니야아니야 갈수있어 지금!!! 당장 갈수 있어요!!!
나님 : 저기요? 아드님? 너무 어지러우셔서 수저도 못들겠다고 했던거 같은데...?
아들 : (빛의 속도로 옷을 입으며) 어휴, 기운이 펄펄 나네!!! 거참
신기해, 갑자기 기운이 펄펄 나지 뭐야? 뭐해, 엄마도 빨리 옷입어야지!
....
.....한글 공부때도 기운이 이리 펄펄 나면 얼마나 좋을꼬ㅡㅇ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