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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1 13: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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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어머니와 좀 각별하게 가까웠었는데, 본문의 자료를 보니 어머니를 잃고 나서 3년쯤 지나던 때의 일이 떠오르네요.
멘탈이 참 강하지 못해서 꽤 오랜 시간동안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많이 방황했었습니다. 마음은 이미 붕 떠버린 상태인데 먹고는 살아야 하고 남아있는 가족은 건사를 해야하니 영혼은 이미 저 멀리 출타해 있는 상태로 일상을 살고 일을 했었죠.
그러다 한 3년 정도가 지나던 날이었나, 쉬는날 아침에 일어 났는데 평소 꿈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일어나서도 꿈을 꿨었나 봐요. 자리에서 일어나서 물한모금 마시고 해야할 집안일들이 생각나서 오늘 하루 이걸 몇시쯤 하고 저걸 몇시쯤 하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정말 자연스럽게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전화를 해서 뭔가를 물어봐야 겠다고 생각을 한 것이 기억이 나는데, 뭔가 이상하다는 점을 전혀 느끼질 못했어요.
휴대폰을 꺼내서 자연스럽게 평소처럼 연락처를 찾는게 아니라 번호를 직접 누르고는 전화를 했는데 없는 번호라고 하더군요. 너무 이상해서 뭐지? 하고는 한번 더 전화를 했습니다. 여전히 없는 번호... 동생에세 전화해서 무슨 일인지 물어봐야 겠다고 생각하고는 전화를 걸려던 순간 현재의 기억이 오버랩되서 떠올랐어요.
전화를 침대에 던져놓고는 말없이 참 많이 울었습니다. 어머니를 잃었던 그 때의 기억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3년간 터트리지 못하고 모아뒀던 감정의 댐이 터져버려서... 휴일 늦은 아침 펑펑 울었습니다.
본문의 친구는 그래도 어머니가 뭐라도 말해주셨네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