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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4 16: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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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여섯이다.
아직은 사는 게 팍팍하다. 대출도 있고, 벌이도 시원찮아 하고 싶은 걸 다하고 살진 못한다.
그 덕분일까? 감정 기복도 심하고, 나약하고 나태하다.
혹자는 철이 덜 들었다고, 또 다른 이는 철이 너무 들었다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치판단을 다 듣고 살 정도로 심적 여유가 있진 않아서 이 모양 이 꼴인지도 모르겠다.
선배들에게 숱하게 들었던 말들의 반 이상은
"세상은 원래 그래. 좆 같은 거지."
자기 탓은 없다.
물론 비정상적인 지금의 자본주의 경제 체제가 마음에 들진 않지만,
자기 잘못은 하나도 없는 듯하게 말한다.
그래서 난 지금의 내 후배들에게 다르게 전한다.
좋은 날은 꼭 온다.
더디 오니 안 온다고 느낄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