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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7 10: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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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현재 생활을 포기하기 싫은건 아니에요.
현재 생활보다 더 나은 생활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거에요.
누군가를 만나고,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건 그 자체로 큰 축복이지만,
누군가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음으로써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생활을 하고싶기 때문이에요.
대상이 사람이니까, 당연히 고민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좋은 배우자가 될 수 있을까. 나쁜 부모의, 나쁜 반려자의 전철을 밟게되진 않을까 하는 식의...
그런데 지금은 그런 고민이 아니에요.
먹고 살 수 있을까? 난 배우자가 조금이라도 생활고에 덜 시달렸으면 좋겠는데, 이런식이라면 굶어죽지 않을까?
내 자식에게 하고 싶은걸 해주긴 커녕 교복이라도 제대로 사줄 수 있을까?
자식이 대학에 가고 싶다고 하는데 등록금이나 제대로 줄 수 있을까?
...내가 편하고 싶은 만큼, 내 가족들도 편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내 반려자가 자신을 완전히 죽이고 포기하고, 희생해야 내 아이들을 훌륭하게도 아니고, 간신히 저처럼 키울 수 있게 되는건가요?
왜 나도 내 반려자도 아이들도 자신을 잃지 않고 함께 갈 순 없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