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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1 13: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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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공격적인 댓글을 받아서 좀 당황스럽긴 한데, 그래도 설명을 해보자면요
2023년 대규모 레이오프때 저도 그자리에 있었어서 그냥 있었던 일을 나눈 것 뿐입니다.
(불필요하게 개인 신상이 유출될까 해서 간접 화법으로 글을 고치는 바람에 "안합니다" 라고 썼다가 "안한다고 합니다" 로 고친다는게 지금보니 "안합다고 합니다" 라고 써놨네요)
그때 정리해고 안당한 사람들도 트라우마가 너무 심하게 와서 일을 손에도 못잡는 사람이 태반이었고
그때 회사 고인물 아저씨들하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면서 그 전에 있었던 해고와 방식이 어떻게 달랐는지 그래서 왜 더 정신적 충격이 큰지 그런 이야기도 많이 했기에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리해고는 2008년에만 있었던건 아니에요. 내부 부서 정리는 상당히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그게 앞서 말씀드린 대로 다른팀을 찾는 유예기간을 3개월 주는게 기본이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잘 안보였을 뿐입니다.
12000명 대량 해고하는데 다른 팀에서 어떻게 받아주냐는 말은 맞는 말이긴 합니다만, 문제로 지적된게 3개월 유예기간 안준 것에만 있는것이 아닙니다. 그날 새벽 5시에 갑자기 회사 엑세스 다 짤라버리고, 통보도 개인 이메일로 줘서, 잘린지도 모르고 회사까지 출근했다가 문앞에서 보안 통과 안되서 우는 사람들이 있고, 옆에서 일하던 동료가 갑자기 혼자 문 통과 못하는거 봐야하고, 짐만 찾게 해달라고 했다가 보안 요원한테 끌려 나가고 이런 말도 안되는 야만적인 상황을 만들것을 종합적으로 욕하는 거에요.
2023년 전에는 해고 자체를 안해서 빅테크가 다 3개월 유예기간 주고 최대한 신사적으로 해고 한다는 건 동의하기 어렵네요.
그전에도 성과부족으로 개별적으로 잘리는 사람은 3개월 유예기간 같은거 애초애 주지 않습니다. 그냥 퇴직금 쥐어주고 내보내요. 물론 그전에 약 1년간 성과 집중 상담 (PIP) 도 들어가고 그래도 정 안되면 메니저가 몇주 전에 통보해주고 나가는 거고요.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 문화에 대해서 얼마나 아시는 지 잘 모르겠지만 회사마다 철학이 상당히 다르고 그래서 사람을 대하는 방식도 정말 많이 다릅니다.
그리고 저는 구글이 그나마 참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실리콘벨리에 있는 많은 기업들에 나름 선한 영향력을 많이 끼쳐서 지금 구글같은 방식으로 고용자들을 대하는 그런 문화가 만들어 진 겁니다. 그 대척점에 있는 기업이 Amazon이고요. 성과 관리하는 방식도 자르는 방식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댓글 보고 울컥해서 별 쓸데없는 얘기까지 다 해버렸는데, 그래도 다른 분들이 보시고 오해하지는 않았으면 싶어서 넋두리 하듯이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