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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06 14: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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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일본엔 '이민 제도' 자체가 없습니다. 외국인이 일본에 장기 체류를 할 경우엔 각각 정당한 목적을 가지고 해당 목적에 맞는 비자를 받아 입국, 체류하게 됩니다. 이후 장기 거주를 하다 영주권을 취득하게 되면 실질적으론 다른 나라에 '이민'을 간 것과 비슷한 결과가 되겠지만요.
암튼지, 님의 경우엔 일본인과 결혼을 함으로써 '일본인의 배우자'라는 자격으로 장기 체류를 할 수가 있게 됩니다. 따라서 자격으로는 문제가 없죠.
1. 자금: 빚 없는게 어디입니까. 저도 서른살 넘어 혼자 덜렁 일본에 취직해서 왔는데.. 당시 딱히 재산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독거노인 생활 몇 년 하다 일본에서 결혼해서 살고 있네요. 집사람은 오히려 학자금 융자 받은 거 아직도 갚고 있는 상황.. ^^; 돈이야 많으면 많을 수록 좋겠지만, 지금 상황이 딱히 나쁘지도 않다고 봅니다. 두 분이서 앞으로 어떻게 꾸려가느냐가 중요하죠.
2. 주택: 이 부분은 일본쪽이 월등히 우세해 보이네요. 당장 살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건 엄청나게 크죠. 그것도 토쿄에..
제 경우엔 처가 덕 볼 상황도 아니었고, 흔히 그렇듯이 걍 월세집에서 근근이 살고 있습니다.
3. 직장/직업: 앞으로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겠네요.. 당장 살 집이 있더라도, 안정적인 직업이 없이는 살기 힘들테니까요.
현재 퇴직상태라 하셨는데, 학업을 선택하신다면 어디서 뭘 어떻게 하실 건지.. 한국? 일본? 재취업을 하신다면 한국에서? 일본에서..?
SE도 전문적이라면 전문적인데, 일본에서 취업을 하실 경우엔 일본어가 가장 중요합니다. 일본어가 안되어도 모셔갈만한 인재가 아닌 이상, 누가 뭐래도 일단은 일본어가 되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따라서 일본에서의 취업을 위해선 우선 일본어 공부를 '제대로' 시간 들여서 집중적으로 하시길 권합니다.
4. 언어: 현재 여친분과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고 계신지 모르겠으나;;; 위에서도 말씀드린 대로 일본 생활을 생각하신다면 누가 뭐래도 우선 일본어 공부부터 하시길 바랍니다. 혹 한국에서 사신다고 해도, 부인되실 분과 또 그 가족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서도 일본어 공부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배려이기도 하지요. 한국 사람끼리 결혼해서도 서로 말이 안통하네 성격이 안맞네 하면서 갈라서는 사람도 많은 현실입니다. 여친분의 한국어 공부도 같은 맥락으로 필수겠지만, 암튼지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서로 노력해야 한다는 거.. 직장이고 뭐고 간에 당장 두 분의 의사소통만을 위해서라도 아주 중요하다는 거.. 꼭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 출산 혜택.. 저도 이제 달랑 아이 하나인데.. 그나마 엄청난 조산으로 3개월동안 입원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소모품 등을 제외하고는 아이 병원비는 전부 면제였습니다. 한편 아이 엄마는.. 임신 이후로 이래저래 병원비가 좀 들긴 하지만, 각 자치구에서 임신 후 등록을 하면 모자건강수첩과 함께 산부인과에서의 임부 정기 검진에 사용할 수 있는 사용할 수 있는 쿠폰같은 걸 주고, 출산 이후엔 출산육아일시금이라는 게 또 한 40만엔 정도 나오구요... 그만큼 의료보험료가 꽤 세긴 합니다만.. ^^;
한편, 일본엔 우리나라와 같은 산후조리원같은 게 없어서.. 출산 직후 도와줄 가족이나 친척이 가까이 없으면 좀 힘들긴 합니다. 제 경우 저도 일본에선 달랑 혼자고, 처가도 지방이라 집사람도 혼자고... 해서 퇴원해서 갓난 아이 하나 데리고 집에 와선 정말 힘들었네요.. 산후조리원같은 거 있으면 돈을 들여서라도 이용했을 겁니다. ㅠㅜ
얘기가 좀 다른 데로 흘렀는데.. 암튼, 고민 많이 해보시고 잘 결정하시길.. 부디 두 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