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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5 12: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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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예 뒤늦게 다시 들어와서 보니 제가 두서없이 적은 댓글에 대댓글 써주셔서 윗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식수인원 200명 정도면 정말 할만 합니다. 400명하고 200명하고는 차이가 커도 너무 커요. 예로 간부 식당이 그렇습니다. 3명이서도 아주 널널하게 식단 준비가 가능합니다. 간부들이야 자신들 돈으로 식단이 제공 되기 때문에 질,양이 사병 보다 월등히 높은건 말할 것도 없고요.
취사병 인원은 정해져 있는데, 위에서 언급은 안했지만 이 인원 중에 간부 식당으로 빠지는 인원도 발생합니다. 제가 있던 곳은 2명이 간부 식당 인원이라.. 거의 없는거나 마찬가지였죠.
취사병 중에서도 간부 식당으로 가고자 하는 이들도 분명 있습니다. 그만큼 근무가 편하니까요.
돌이켜보면 취사병으로 복무하면서 하루 하루가 전쟁 아니였나 싶었습니다. 위생검열 오는 날 조리실을 대청소를 하는데 정말 죽겠더군요.
위생검열이 언제 온다고 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원래 위생은 선입선출 기본으로 하고 타 부대에 비해 정말 신경 쓰면서 한다고 자부를 하지만 불시에 올때도 있으니 신경이 항상 곤두서 있었죠.
계급 높아졌다고 상말이라고 병장이라고 일선에서 물러났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이게 부조리인걸 알기 때문에 이등병부터 병장까지 근무는 동일하게 해야한다는게 취지였고 저도 같은 맘이라 병장되어서도 했었죠.
아마 그덕에.. 병을 얻은게 싶기도 합니다. 이미 지난일이지만, 사병들 보급품부터 먹는것까지 얼마든지 개선이 가능한데..
메뉴 같은 경우는 상부에서 하달이 됩니다. 임의로 메뉴를 바꿀 수가 없죠. 바꾸는 순간 남는 식재료를 폐기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도 문제가 되는터라..
똥국이라 불리우는 된장국은 진짜 뭔짓을 해도 맛있게 해줄 방법이 없더군요. 소량이면 자신있는데, 그 큰 솥에다 대량으로 노하우 없이 끓이면 맛이 없어요. 정해진 조미료와 재료만으로는...
다른건 몰라도 밥이라도 좀 든든하게 맛있게 먹어야 하는게 정상 아닌가 싶습니다. 급양담당관도 워낙 피곤한 일이 많은 보직이라 간부들이 안하려고 꺼려해요.
또하나 취사병이 밥만 하는게 아니라 훈련 준비도 해야하고, 야전에서 밥도 해야할때 필요한 장비들 점검도 해야합니다. 훈련 앞두고 이거 정비한다고 일부 인원빠지면 후..
심지어 훈련끝나고 취사병들 두돈타고 복귀해서 밥을 해야하는데 인원 절반 차출해서 행군으로 복귀하라고 했을때 지휘관이 미친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장비 내리고 정리하고 다시 세척하고 밥 준비해야하는데, 인원 절반 정도 행군을 하라니?
정말 할말은 많으나.. 취사병은 밥하는 것에만 신경써도 사실 시간이 모자라요. 전쟁시 취사병이라고 적군이 공격 안하는건 아니지만, 총기 관리도 해야하고 사격 훈련도 해야하고..
유일하게 야간근무 열외 딱 이것 하나만 특혜?라면 특혜라고 해야할지.. 취사병이야 휴일이 없으니, 어떤 부대는 야간근무도 한다고 복무당시 들은 적이 있습니다. 밥의 질이 좋아질 수가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