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의 개인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옳다고 생각합니다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개인의 마약 사용의 자유까지 보장해야 하는가에 도달하면 선뜻 답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는 니코틴 중독자라고 할 수 있는데, 중독성이 훨씬 심한 opioid 계열이나 amphetamine계 마약은 더 벗어나기 힘들 것이고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악영향만 있을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마약 사용자는 마약에 속박당하는, 말하자면 마약에게 자유를 빼앗긴 상태가 될텐데, 자유를 보장해주려다가 자유를 잃게 만드는 꼴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편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음 침공은 어디?'를 보니 포르투갈에서는 약물중독을 처벌의 대상이 아닌 치료의 대상으로 보는 관용적인 태도이더군요
노르웨이도 강성 마약 중독자에게 한 단계 낮은 마약을 제공함으로서 강성 약물을 얻기 위해 벌어지는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하려 한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술에 대해 대단히 관대한 편인데, 매일 음주운전 사고나 주취 폭행 등이 뉴스에 등장하고 번화가엔 술취해서 비틀거리며 구토하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모습이 너무 흔해서 알코올에 대한 경계심이 옅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TV에서는 담배 흡연 장면은 꼼꼼히 모자이크 하면서도 술 광고나 음주 장면, 취해서 비틀비틀 횡설수설하는 장면은 고스란히 방영하고 있지요
그런데도 사회가 별 문제 없이 돌아가는 듯 보입니다
모든 권력이 자본으로 넘어가 버리고 물가 상승률 대비 실질 임금은 계속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고 대기업이 시장을 잠식해버렸는데도 폭동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알코올의 힘이 아닐까 상상해 봅니다
이따위 상위 1%를 위한 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알코올의 힘을 빌려서 잠시나마 잊어버리고 다음날 아침 다시 지옥같은 직장으로 출근하는 것이 우리들 모습이지요
행복하기 위해 살아야 하는 삶들을 화폐를 얻기 위해 살도록 만들면 결국 그 열매는 자본이 집어 가지요
자본이 대마를 금지하고 술을 권장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