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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1 14: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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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닙니다 '왜식한자'(?)라고 하면 아마도 일본에서 만든 한자 (和字) 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辻 峠 畑 笹 働 込 등 10개 남짓 될 겁니다 한자 사용국가에서 실생활에 쓰려고 새로운 한자를 만드는 경우는 흔히 있습니다 예) '돌'을 한자로 만든 '乭 '
그 외에 한국에서 쓰는 한자와 쓰는 방법이 조금씩 다른 한자들이 있는데 그것도 비슷한 수로 있습니다
(점을 안 찍는다든지 획을 긋는 방향이 다르다든지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眞 真
그 외에 한국은 정자체 (正字體)를 쓰고 일본의 약자체 (略字体)를 쓰는데, 실은 한국에서도 일상에서 약자를 흔히 써왔습니다
國 国 會 会 發 発 廣 広 氣 気 圖 図 學 学 萬 万 등 신문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혹시 한자어를 말씀하신 거라면 일리가 있습니다
동아시아에서 서양문물을 조금 빨리 받아들인 일본은 메이지 시대를 맞아 서양의 학문을 익히기 위해 대량으로 그것들을 번역했는데 수많은 새로운 개념들을 한자어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과학科学 철학哲学 우편郵便 야구野球 등 새로운 조합으로 만든 한자어도 있고 자유自由 관념観念 복지福祉 혁명革命 등 기존에 있는 한자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것도 있습니다
- 性(~성) - 制(~제) - 的(~적) - 法(~법) - 力(~력) 超 -(초~) 등은 놀라운 축약성 때문에 계속해서 신조어가 만들어질 수 있고 처음 들어도 그 의미를 쉽게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단한 발명입니다
학자들의 이러한 작업 덕분에 일본 뿐 아니라 한국, 심지어 한자의 본산인 중국 역시 일본제 한자조어를 쓰고 있는 예가 많습니다
의식, 좌익, 우익, 운동, 계급, 공산주의, 유물론 등 중국의 체제 근간을 지탱하는 단어들도 심지어 국가명도 중화 빼고 '인민 人民' '공화 共和'국도 일본제 한자어입니다
문화, 문명, 민족, 사상, 법률, 경제, 자본, 계급, 경찰, 분배, 종교, 철학, 이성, 감성, 의식, 주관, 객관, 과학, 물리, 화학, 산소, 수소, 분자, 원자, 질량, 고체, 시간, 공간, 이론, 문학, 전화, 미술, 희극, 비극...
이런 수많은 한자어가 어디서 만들어졌는지가 중요한가요? 사용하기에 적절하고 무리없이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겠지요
만약 서양문물을 우리가 더 빨리 받아들였다면 그것들을 우리 나름대로의 한자어로 만들어 쓰고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