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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6 08: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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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정도 지났을려나요..
집사람이랑 동네 카페에서 한잔하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길 옆을 지나가던 녀석,
너무너무 이뻐서 쭈그려 앉아 '손!' 했더니 넙죽 손을 줬던 녀석, 그 손잡고 그날로 새 가족이 됐던 녀석.
림프종과 유선종양이 온 몸을 뒤덮고 갈 날만을 기다렸던 녀석, 그런 녀석의 황혼을 끝까지 함께 해주지 않고 녀석을 포기한 누군지 모를 매정한 가족.
햄볶기도, 혼나기도, 이쁘기도 했던 녀석, 찾아온지 반년만에 잠들듯이 떠난 녀석..
회사 야지에 잡초, 갈대, 자갈 다 치우고 비오는 날 떠내려가지 말라고 배수로까지 까며 만들어준 녀석의 묘, 묻어줄 때는 가는 길 춥지 말라고
집사람이 유년시절부터 쭉 함께 해온 친구같은 담요까지 덮어주며 가는길 춥지 말라고 잘가라고 거기선 행복하라고 했었는데
현재는 흔적조차 없다.
몇장의 사진과 우리들의 추억속에만 존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