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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0 17: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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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카이스트 동료 중 한명이 또 저 술자리에서 한 말이 있죠. 학교에서 지나가다 만나서 '선배님 저 논문 나왔습니다'하니까 좀 보자고 하더니 쓱쓱 책 넘기더니 '여기 계산 틀렸네' 하고 주길래 집에가서 보니까 정말 계산이 틀렸더라고ㅎㅎ 아침마당에 나와서 얘기하는데 나사에서 한 게 오로지 행성의 궤도만 계산하는 거였는데 어린 학생이 동양사람 하나도 없고, 같은 또래도 없고, 타국에서 혼자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처음엔 모르고 빨리 계산해서 가져다 줬는데 그럼 쉬는 시간을 줄지 알았는데 곧바로 또 다른 계산 주고, 또 주고.. 소모품처럼 네버엔딩... 그래서 나중에는 천천히 계산해서 줬다고 하더라고요. 천재로 태어나서 남들처럼 즐길 거 즐기지 못하고... 아마 무엇보다 평범한 삶이 그리웠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