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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7 14: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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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먹고 생각을 좀 해보자면
1. 내부결속. 적이 너무 압도적이라 패배해서 멸망하기도 전에 내부가 준동해서 자멸하게 생겼는데, 내부결속을 위한 거대 프로젝트가 필요했음.
2. 종교적 지위를 지키기 위해. 불교계를 위시한 상류층이 뭐라도 해야지 위신을 세울 수 있음. 그리고 이시대에 상류층이 위신을 세우는건 잘난체 하기위함 수준이 아니라 나라가 쪼개지는걸 막는 체제수호수준의것임.
3. 고려시대는 조직적으로 대거 투입된 승병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불교의 세력이 굉장히 컸는데, 사실상 중세 유럽 봉건제 수준으로 동네마다 제각각 놀던 고려시대에, 특히나 침략을 받는 와중에는 국가 행정망이 한심한 수준이었음. 이걸 대체하고 국가급으로 뭐라도 해볼 수 있게 하는게 불교계의 네트워크였고, 각지의 불교사찰들을 하나로 결집시키기 위한 프로젝트가 대장경임.
즉, 대장경은 흩어져 자멸하기 직전의 국가를 기존의 종교네트워크를 활용해 하나로 결집시키기 위한 거대 기념비같은 상징물이었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