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95
2019-09-20 13:34:16
1
기술관점에서 보면 소용이 없습니다. 현대의 기술기반 없이 단독으로 구현해 낼 기술을 가진 것도 없고, 현대 기술의 기본적인 발상의 개념정도만 알고 있는 일반인이 뭘 할 수 있을까요? 스마트폰만 해도 터치를 인식해서 조작하는 단말기로 전파를 사용해 원거리로 정보를 송신한다는 개념은 알지만 어떻게 만드는지를 아는건 아니고, 안다고 해도 현대의 반도체 공장이 1920년에 있는것도 아니니 소용이 없습니다. 개인화기 같은 무기는 당시 기계공학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지만 발상이 딸려서 못만든 돌격소총 같은걸 아이디어를 제공함으로써 구현해낼 수는 있겠지만, 그럴 능력이 있는 당시 사람을 잘 설득 하는 것은 어렵겠죠. 자신이 미래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동양인이 약한 발사 에너지를 가지는 소형 탄환을 탈착식 스프링 탄창에 다수 적재한 후에 반동으로 차탄을 장전하는 방식으로 자동사격하는 개념의 총기가 기존의 수동으로 장전하는 강력한 탄환을 발사하는 길다란 보병소총보다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설명하는걸 듣는 독일 마우저 총기회사의 사장이 그렇습니까 바로 프로토타입을 제작해보죠 라고 할까요. 만들어보면 일리가 있다고 알고 실제로 양산도 하겠지만서도요.
역사관점에서 봐도 장기적으로 의미는 없습니다. 도착한 1920년에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걸 아는 것 정도는 들어 맞겠지만 점차 역사가 바뀌겠죠. 원래 역사대로 10년간 그대로 흘러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1920년 도착 시점에서 그리 멀지 않는 시점에 단순히 아는 것 만드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가서 자금을 버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겠네요. 또는 역사의 흐름을 크게 뒤바꿀 수 있는 인물의 사망을 막는다거나. 역시나 가능성은 낮습니다.
결국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개인의 힘으로 직접 역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인데, 그건 당시 1920년대의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것과 크게 다름이 없습니다. 미래인으로써의 장점을 살리는 일도 아닌거죠. 예를 들면 어떤 일본인을 단죄하기 위해 폭탄을 던진다거나 권총을 쏘는 것을 할 수 있는건데, 그건 미래인이어서 무언가를 알아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인만 아는 당시사람들은 나쁜놈인지 몰랐던놈을 찾아가 암살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즉 맨몸으로 1920년에 도착한 일반인 개인이 조국의 역사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습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해서 역사를 바꾼다고 해도 그것은 돌아갈 2019년의 고향이 바뀐다는 말도 됩니다. 내가 안태어날 수도 있죠. 만약 그런게 아니라 바뀐 1920년의 세계는 우리가 1930년이 되어 원래세상의 2019년으로 돌아간 후에도 우리 세상과는 별개로 알아서 자기만의 역사대로 흘러가고 우리세상의 2019년과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 별개의 평행세계로 분기된다고 하면 우리가 돌아갈 고향인 2019년 세상은 안전하겠지만 그건 그것대로 의미없는 일입니다. 무엇을 위해 목숨걸고 1920년의 세상을 바꾸려고 10년동안 노력한걸까요.
그러니 굳이 조국을 위해 한몸 불사르고 싶다면 그냥 조용히 10년 안전한데 처박혀서 버티다가 2019년으로 돌아와 50억원을 받아서 2019년의 현대에서 그 50억원으로 우리나라를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미래의 뭐시기 뭐시기를 많이 아는 맨몸의 알거지가 1920년에서 할 수 있는 일보다 1920년의 실상을 보고 돌아와 강인한 의지를 얻게 된 재산 50억원의 부자가 2019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