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64
2019-11-11 19:27:27
0
실린더에 탄을 다 채워놓고 오랜기간 놔둬도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탄창쓰는 자동권총은 탄창을 풀로 채워놓고 놔두면 스프링이 변형돼서 급탄불량이 일어나죠.
그리고 자동권총은 급탄기구인 탄창뿐만 아니라 틸팅배럴같은 지연구조, 슬라이드 왕복구조 등의 수많은 캠장치와 스프링들 중 하나만 망가져도 차탄사격이 불가능해집니다. 리볼버는 뭐 하나 쫑나도 손으로 실린더 돌린 다음에 당기면 나갑니다. 해머 스프링만 멀쩡하면 격발이 된다는겁니다.
하지만 사고가 일어날때는 리볼버만큼 위험한게 없죠. 총열-실린더간 정렬장치가 망가진 상태에서 격발이 되어버리면 총알이 총열을 타고 날아가는게 아니라 총열 후방 입구를 때려버리면서 시밤쾅합니다. 때문에 격발장치도 정렬이 안되면 격발이 안되게 만들어놓지만, 실린더는 본질적으로 돌아가게 되어있고 스윙아웃식으로 나왔다 들어갔다 움직이는 구조로 설계되어있으며 총알도 꼭 헤머로 정확히 때려야만 격발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애초에 총열과 정렬되지 않은 상태의 약실이란게 존재할 수 있는 구조인 리볼버라는 형태 자체가 불안정합니다. 이 총열-약실 정렬에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게 리볼버식 유탄발사기들입니다. 이같은 사고가 권총탄이 아닌 폭발성 유탄에서 일어난다면 총만 터지고 손좀 다치는게 아니라 자신은 물론 주변 분대원들까지 다 같이 사이좋게 저승갑니다.
그리고 실린더가 탄창과 약실역할을 겸하기 때문에 오발위험도 있습니다. 자동권총은 많이 쏜다고 탄창이 뜨거워지지는 않습니다만, 리볼버는 약실 옆에 다른 약실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약실들이 하나의 쇳덩어리에 여럿 뚫린 구멍의 형태로 존재합니다. 방금 쏴재낀 총알 옆에 아직 안쏜 총알이 기다리고 있는겁니다. 지금이야 확실히 밀봉된 탄피식 탄약과 신뢰성있는 장약을 사용하고 또 리볼버가 권총을 전투용마냥 여러탄창 계속 쏴갈기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지만, 탄피도 없이 약실에 화약 넣던 시절 리볼버들은 전투용으로 열심히 쏴재끼기도 했고 화약도 민감하며 밀봉된 탄피식도 아닌 실린더에 직접 쏟아넣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한발 쏘면 나머지 너덧발이 사이좋게 불이 옮겨붙어 실린더가 터져버리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이때문에 터지더라도 한방향으로 같이 터지라고 약실방향이 모두 전방을 향한 리볼버가 살아남은거기도 합니다. 실린더에 약실이 쟁반마냥 여러방향으로 설치되어서 CD마냥 돌려가며 쏘는 권총도 과거에 존재했지만 리볼버에 밀려 도태된 이유가 바로 쿡오프 유폭 발생시 약실 한두개는 사수방향을 향해있기 때문이었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제정러시아제 나강리볼버처럼 격발시 실린더가 전진해서 총열과 밀폐되는 구조의 리볼버가 아닌 이상 대부분 리볼버는 약실에서 총알을 허공으로 쏴버리고 1mm정도 자유비행하던 총알이 날아가던 도중에 총열이라는 터널에 말려 들어가 비행안정성을 찾는 그런형태입니다. 일반총기들처럼 총열의 연장선에 약실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서로 떨어져있으며 단지 일직선에 정렬되어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정렬이 안될경우 위험하다고 한거구요. 때문에 정렬이 잘된상태라고 해도 약실에서 발생한 발사가스를 그대로 머금고 깔끔하게 총구까지 전진하는게 아닙니다. 약실과 총열시작부분 사이의 1mm정도 되는 공간으로 발사가스가 고압으로 비산합니다. 그래서 리볼버 실린더 앞부분으로는 손가락을 내밀고 쏘면 안됩니다. 손가락이 잘려요. 초보자가 급하게 꺼내서 대충잡고 쏠만한 총이 아닙니다. 파지법이 잘못되면 손가락이 날라가는 권총이 기계적 신뢰성과는 별개로 개인무장으로써 신뢰할만하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