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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3 04: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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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후금군은 후속부대따위 없었습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거죠. 주력부대가 전부였으며, 모든 방어선을 무시하고 직진했고, 차단될 보급선따위는 애초에 계획하지도 않았으며, 보급난은 보급난이 벌어지기 전에 최종전략목표에 도달한다는 계획으로 해결하는 미친발상을 한겁니다. 지금의 기계화전력으로도 충분한 항공지원 없이는 감히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그 미군마저 맨날 할생각은 못하는 고속기동전을 한겁니다. 그것도 대대급같은 소규모 전투가 아닌 국가급 침략전쟁의 전략레벨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후속 보급선은 우회한 조선군 방어선병력에 의해 차단받는일이 없었을지 몰라도, 전진하던중에 후방을 공격받을일은 여전히 있지 않나 할탠데, 당연히 무시하고 우회하자마자 조선군도 방어선을 지키고 있는게 아니라 전력으로 한양을 향해 추격을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따라잡기도 전에 왕은 남한산성에 갇혔습니다. 저들이 너무 빨라서 말입니다.
애초에 왕이 강화도가 아닌 남한산성으로 급히 방향을 튼게, 방어선 우회당한걸 듣고 부랴부랴 짐싸서 강화도로 튀려고 했는데(이것만 성공했어도 후금군은 조선 안에서 녹아없어집니다), 원래대로라면 강화도 들어가서도 며칠 지나야 한양에 오는게 당연할 적이 짐 싸고 있는데 이미 코앞에 있어서 배타러 갈 시간도 없었던겁니다. 황해도 즈음에서 우회당한 방어선에서 보낸 파발을 받고서 며칠 후에 경기도 북부에 돌입하겠다 파악하고 열심히 짐싸고 있는데, 알고보니 그 파발이 황해도 방어선 우회당했다고 한양와서 보고할때쯤 파발 꽁무니 뒤에 바짝 따라서 같이 내려오고 있어서 이미 한양 코앞이었던 거란 겁니다. 환장할 노릇이죠. 보고체계보다 적군이 빠르다면 21세기 전략가가 작전 세워도 승리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