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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3 06: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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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제 댓글에 너무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가 쓴 글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 엿보이곤 합니다.
당신이 쓴 글을 보면, 상당한 피로감이 느껴집니다.
일단, 본문을 몇번을 읽어봐도 무슨 상황인지 정확하게 파악이 되지 않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사실관계나 정황은 둘째치고
당신이 듣고싶은 대답이나 당신의 의견에 만족할 만큼 동의하지 않는 이상
안좋은 태도를 보이거나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지는 않나 우려됩니다.
-아마 여기서 그는 정이 떨어졌을 겁니다.
-2시인데 잠도 못 자고 술취한 여자친구의 하소연, 징징거림을 들어야 했으니.
-나는 왜 아무말이 없냐고
-내가 오늘 하루종일 너 카톡 기다리느라 힘들었다
-무슨 일이 있는지 얘기해주고 기다리라고 하면 덧나냐고 말했다.
-그러자 "내가 무슨 말을 해. 너는 말만하면 말꼬리잡는데"
-라고해서 계속 침묵했다.
라는 대목에서 말이지요.
제 짧은 이해력으로 본문을 몇번이고 읽어본 결과,
정말 별일도 아니고 서로 배려나 양보는 커녕
남자는 이 상황 자체가 귀찮고 지쳤으며
당신은 상대가 낮은 자세를 취하기를 바라고 있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자존심이 높고, 무조건 적인 공감, 혹은 동의를 바라거나
고개 숙이지 못하는 사람과의 연애는 너무나도 피곤한 법입니다.
어쩌면, 당신이 이 인연에 그토록 미련이 남는 이유는
이별의 이유가 당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은 옳아야만 하고, 당신의 잘못이 없거나 혹은
크지 않다는 기대를 놓치지 못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태도로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고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누구나 때로는 징징거릴 필요가 있습니다.
가슴에 쌓아두고 그것이 너무도 커져 무게에 짓눌리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요.
하지만 언제나 당신이 옳고, 모든 순간에 당신의 자존심을 지킬 수는 없습니다.
저도 당신도, 우리 모두 인간이기 때문에 완벽할 수 없으니까요.
상대방의 잘못, 실수, 이런 것은 나중 문제입니다.
우선 당신의 실수, 잘못 부터 인정하시고
이제는 끝난 인연임을 인정하세요.
거기서 부터 이별의 아품은 아물기 시작하고 성장이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다시한번 제 궁예질에 마음이 상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