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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7 13: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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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PTSD, 우울증까지 있었는데 여러번 죽으려고 했었어요. 주변에서도 별로 가깝지 않은 사이인데도 막말 쩔었어요. 굉장히 힘들었어요. 정신과 약을 매일 한주먹씩 먹고 길가다 공황발작 일어날까봐 외출도 최소화하고 일도 휴직계내고 2년가까이 쉬었어요.
어느날인가 빠질수 없는 모임에 갔었는데.. 중국집이었고 청경채볶은게 넘 맛나서 두부튀김하고 마구 흡입하고 있었어요. 별로 친하지 않은 지인이 저 먹는걸 보더니..
저러니 살이 찌지.. ㅉㅉ 뚱땡이는 죽어서도 남들 힘들게 하는거 아냐고.. 관짤때도 힘들꺼고 화장해도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더라.. 좋은 대학나와서 전문직이면 뭐하냐, 저런 돼지랑 같이 일하라면 연봉 두배로 준대도 싫겠다.
하더라구요. 한마디도 반박 못하고 그대로 가방들고 나와서 집으로 가면서 택시 안에서 엄청 서럽게 울었어요.
가는길에 기사님이 이쁜 아가씨가 왜 이렇게 서럽게 우냐고 털어놔도 되는 거면 털어버리고 뚝하고 이쁜 얼굴로 집에 가라. 부모님들 걱정하시겠다. 하시는거예요. 무슨 생각에선지 모임에서 있었던 일을 다 말했고, 기사님은 마구 욕을 해주셨어요. 욕 듣다가 웃음이 나올정도로요.
내리기 전에 기사님이 아가씨 이쁘니까 이쁜얼굴에 어울리게 웃으면서 다니고, 자꾸 죽을 생각하지 말고 그래도 죽고 싶다면 이왕 죽는거 이 악물고 살한번 빼보고 죽어라. 대신 만족할만큼 살빠질때 까지는 죽지마라. 그때도 죽고 싶으면 아저씨한테 연락해서 간다고 말이라도 해주면 좋겠다. 택시비는 그때 받으러 올테니 아직은 죽지마라.하시곤 명함을 주셨어요.
집에 들어가서 이틀을 꼬박 울고 제일 빨리 살빠진다는 격투기 도장으로 찾아갔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운동중이고 힘들때마다 어차피 죽을꺼 만족할만큼 살빼고 죽자 하는 맘으로 했어요.
일년동안 17키로 뺐고 그 이후로 10키로 정도 더 뺐어요.
만족할만큼 뺐냐구요? 아뇨. 대신 정신과 약도 많이 줄여서 지금은 끊고 있구요. 더이상 공황발작도 안일어나요. 지금 제 삶에는 만족해요. 사는것도 시트콤처럼 재미있게 살고 있어요.
살 빼도 좋고 안빼도 좋아요. 대신 행복해질 방법만 생각하세요. 운동안한날 저녁밥을 먹고 우울해 하느니 힘들어도 운동하시고 즐겁게 저녁먹어요. 늘 행복하시길 빌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