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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4 2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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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말하라면 모래위에
손가락으로 부귀를 쓰는
사람도 있지만
인생을 말하라면 팔을 들어
한조각 저 구름 뜬 흰 구름을
가리키는 사람도 있지만
인생을 말하라면 입을 다물로
꽃밭에 꽃송이처럼 웃고만 있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인생을 말하라면 고개를 수그리고
뺨에 고인 주먹으로 온 세상의 시름을
호올로 다스리는 사람도 있지만
인생을 말하라면 나와 내 입은
두 손을 내밀어 보인다.
하루의 땀을 쥔 나의 손을
이처럼 뜨겁게 펴서 보인다
이렇게 거칠고 이렇게 씻겼지만
아직도 질기고 아직도 깨끗한 이 손을
물어 마지않는 너에게 펴서 보인다.
- 김현승, 인생을 말하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