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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4 13: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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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부 얘기 잠깐 할께요. 약간 긍정적인 케이스 이야기도 도움이 될까해서요.
저흰 결혼 6년차입니다. 결혼 후 2년은 저희도 섹스리스였어요.
저는 굉장히 원했지만 저 사람이 많이 거부했거든요.
이 때문에 행복해야 할 신혼여행지에서도 한바탕 크게 싸웠구,
이후에도 한 달에 두 세 번은 꼭 이게 문제가 되어서 다툼과 냉전기가 있었어요.
정말 저로서는 지옥같았지요.
근데 3년차가 되면서 변화가 생겨서 (물론 지금도 매일 할 정도로 왕성하진 않지만) 최소한 섹스리스는 벗어났어요.
덕분에 지금은 자녀도 아들 둘에, 딸 하나 삼남매의 부모가 되었답니다.
저희같은 경우는 일반화시키기는 어렵지만 계기가 있었어요. 바로 모시고 살던 어머니가 결혼 3년차 들어설 무렵
6개월간 동생분 집에 다녀오신 일이었어요. 나중에 얘기를 통해 안 것이지만 저사람은 한 집에 어머니가 계신 것이
불편하고 불안한 것이 관계할 마음이나 성욕을 압도했다고 하더군요. 또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피로도 주요한 원인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사람에게 뭔가 심리적인 압박감은 분명히 성욕에 지장을 주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어머니 방도 꽤 떨어져있고해서 방음도 충분해서 정말 그게 직접적인 원인은 될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 사람이 어머니 때문에 불편해서.라는 이유를 대면 핑계로 둘러대는 것이라 여겨 더 속상했는데
나중에 어머니 머국가고 안 계실 때를 계기로 회복된 것을 보니 정말 그런 (쓸데없는 것처럼 보이는) 심리적 불안이나
걱정이 영향을 미치는 게 분명한가봐요.
아무튼 저로서는 당시 성문제 정도로 결혼을 깰 수는 없다는 생각이 강해서(물론 이런 생각이 반드시 옳거나 그르다, 한 쪽으로 판단할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싸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섹스리스 현실을 인정하려 노력했고,
대신 외식이나, 피크닉, 영화관람 등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것들로 사랑의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더니 어머니가 가시고 나서 한 달 쯤 후에 저녁식사 후 케이블 방송에서 나온 영화 하나(사실 분위기만 좀 야한 스릴러일 뿐 실제 아주
야하지도 않았어요)를 보다가 정말 자연스럽게 관계에 돌입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점차 횟수도 늘어났구요.
나중엔 X-art라는 동영상 파일(그것도 저 사람이 구해왔어요)을 함께 다운받아보면서 관계할 만큼 성에 대한 민망함과 거부감이 사라진 부부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이후 어머니가 귀국하셔서 다시 함께 생활하게 된 후에도 큰 불안감없이 저를 받아들여줍니다.
(지금 사실 셋째 출산 후 한 달이 되어가는데 저 사람이 이제 백일만 지나면 또 하고 싶어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남몰래 들려주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그리고 그간 여러 대화를 나눠봤는데 다시 말씀드리지만 뭔가 불안하게 하는 요인들(꼭 어머니 문제가 아니더라도)이
저 사람의 성욕을 가로막고 있었단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저도 그저 관계 자체에만 촛점을 맞추고
좁은 시야에서 보느라 여러가지 문제가 될 만한 요인들을 놓쳤던 것 같구요.
물론 저희 케이스가 저희만의 특별한 면도 있고, 또 실제 생물학적으로도 무성애 성향인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뭔가 심리적인 불안과 장애가 두 분 사잉에 끼어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한 번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의외로 정말 성문제와는 전혀 동떨어진 어떤 상상외의 불안 문제일 수도 있답니다.
그러니 일단 부부간 성클리닉 상담을 통해서 생물학적이나 의학적인 문제가 있는지 진단받아보시고
그래도 뚜렷한 문제가 없다면 꼭 부부부관계에 뭔가가 방해가 될 만한 다른 요인들(아주 사소하게 여겨 지나쳤던 것이라도) 을
대화를 통해 꼭 찾아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
아무쪼록 두 분의 진짜 사랑이 모든 문제를 넘어설 힘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간절한 바램과 사랑이 저희처럼 어떤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주어서라도 반드시 두 분 관계가 행복하게 변화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