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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1 19: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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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프로이트를 좋아하든 싫어하든간에 프로이트는 서양문화 전반에 어떤 영향을 남긴것은 사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때 당시에도 심리학은 경험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게 아니라 그 방법론 자체가 심리학이란 '학문'자체의 정체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프로이트를 21세기 조망에서 비판하는건 사실입니다.. 프로이트는 신경전달물질, DNA연구, 인간발달과 사고, 정서에 관해 오늘날 심리학이 밝혀낸 지식들을 전혀 접하지 못했죠... 심지어 프로이트 자신도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훗날 발견될 신경계에 대한 지식들로 자신의 이론 대부분이 폐기되거나 수정되야 할 것이라고 선견지명을 했던적도 있었죠.
문제는 그 추종자들이 너무나 많고 오늘날 심리학이란 학문에 상당히 잘못된 이미지를 초래했단 거죠.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의 이론을 현재의 개념들과 비교함으로써 비난하는 것은 초창기 1세대 디젤엔진 자동차 모델을 최신형 모델과 비교하는것과 마찬가지라고..
그러나 냉정하게 볼때 프로이트가 학문적으로 공헌한 것은 '무의식'이라는 개념의 발명 뿐이란 사실입니다.
우리는 마음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든것에 접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죠,... 당시 무의식이란 개념은 프로이트가 발명한것이나 다를바 없던 독창적 아이디어였습니다.
대부분 프로이트 지지자들은 임상/상담 계통 전공자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들은 프로이트의 몇몇 아이디어들이 계속해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죠. 예컨대 아까 언급한 무의식, ..그리고 비합리성, 자기보호적 방어, '성' 추동의 중요성 생물학적 충동과 사회적안녕감 간의 긴장 등등..
그렇지만 어쨌거나 과학에서는 다윈의 유산, 진화론이 살아남은 반면 프로이트는 죽어가고있습니다(진화론과 정신분석은 둘 다 같은 종류의 학문임. 어떤 사안에 대한 기원, 즉 '왜?' 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는 유이한 거대이론들이기 때문)
프로이트식 아이디어는 학계에서는 죽었으나, 대중문화에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예컨대,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아동기 경험이 성격을 만들고, 꿈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것이며, 대부분의 행동은 어떤 동기를 숨기고 있다는 등의 생각)이 바로 프로이트의 유산임.
게다가 한국은 좀 얘기가 다르지만 미국문화권에서 일상생활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특유 언어 표현들 '자아-이고' '투사' '컴플렉스' '형제간 경쟁' '프로이디안슬립(프로이드식 말실수)' '고착' 등등..이런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에 기원이 바로 프로이트에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프로이트의 잔재가 사라져가고 있지만, 여전히 할리우드 토크쇼, 임상/상담가들, 일반대중은 그런 용어를 사용한다는 사실로 말미암에 문화에 끼친 영향은..학문역사를 언급할때 절대 빼고 얘기할 수 없는 영향력을 선사한 인물임을 반증하는 사실입니다.
프로이트와 다른 주제일 수 있는데, 이와 비슷한 것으로 로샤테스트가 있습니다.
로샤테스트의 논리는 구조를 갖고 있지 않은 잉크반점을 보여주고 좌우대칭한 이런 반점에 '모호한'것에 반응하는 것과 동일한 스타일로 그 반점에 반응함으로써 숨어있는 어떤 심리적 특성을 노출시킨다라는 겁니다.
로샤테스트는 여전히 많은 임상심리학자들이 효능성을 계속해서 믿고 있죠. (프로이트식 정신분석개념과 연관을 시킨다면 로샤테스트는 '투사'라는 것과 관계되어있음)
그런데 수많은 연구가 이것이 효용성과 신뢰성, 타당도가 엉망이라는 결과를 끝없이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그런 자료가 계속 누적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 주제로 다뤄진 논문은 무려 1만편 이상이나 되죠.
그 결과는 모두 수렴적으로 타당도가 없단걸 보여줍니다. 이렇게 되니까 결과적으로 이 투사법 계통의 로샤검사를 과학이 아니라 많은 재능과 경험을 요구하는 하나의 예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나버렸죠... 이렇게 되면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이 아니라 예술로서의 심리학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스스로 과학적 심리학을 포기하는 자가당착의 모순이 벌어지는거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심리학적 질문(즉 마음에 관한 질문)이란건 애시당초 인류사 초창기시절부터 늘 있어왔습니다. 근데 그건 '학문'이 아니죠.
우리가 '심리학' 이라는 하나의 어떤 학문으로 어떤 지식을 공통된 범주안에 놓고 부를때는 공통사항이 존재하는데 그건 밝혀진 지식내용이나 다루는 대상(마음)이 아니라(그 어떤 학문도 마음을 자신의 연구 대상에 놓을 수 있음), 그 학문이 그 지식을 생성해 나가는 특유의 방법론에 있습니다.
이 방법론이 심리학을 심리학이라는 학문으로 부르는 '정체성'이 되는겁니다. 심리학의 역사를 초창기부터 공부하다보면 깨닫게 되는 부분인데. 그 방법론이란게 '경험주의'고 바로 과학이라는 겁니다. 그런점에서 볼때 정신분석은 아주 쎄게 얘기해서 심리학도 아니다라는 극단적인 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심지어 많은 인간지각연구는 이것과 맞물려서 이게 잘못됐단걸 잘 뒷받침하죠.
예컨대 우연사건을 설명하는 심리학자들은 착각상관(illusory correlation)이란 현상을 손보였다.랜덤한 사건들에서 자기들이 예상한 상관을 보이는 것. 믿는만큼 보고, 보는만큼 믿는것.
로샤검사에 대한 믿음은 착각상관현상으로 나타난다는겁니다. 임상가들이 반응패턴에서 어떤 관계를 보게 되는 것은 그들이 그런 관계가 그 속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지, 관찰하고 있는 반응패턴 속에 그러한 관계가 실제로 들어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무 패턴도 없는데 어떤 패턴을 보려는 경향성에 관한 연구는 인간 지각의 근본속성이자 생존기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