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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0 2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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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공부에 관심이 있으시면 아동발달에 관한 책을 좀 읽어보시는게 어떠신가요?
4살때 한글공부를 시작하셨다니 유아의 뇌발달을 전혀 염두해두지 않으신 것 같거든요. 전조작기(2~7세) 구체적 조작기(8~11세)의 아이들은 체험을 통해서 또 구체적인 상황이나 구체적인 물건을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면서 세상을 배워 나가거든요. 집중력도 낮고 추상화된 기호를 이해할 능력이 안되요. 예를 들어 1+3=4라는걸 사탕 하나와 세 개를 더해서 4가 된다는 걸 이해해서 문제를 푸는게 아니라 그냥 외워버려요. 초등학생들 지도하다 보면 수학 부진아들 중에 이런 아이들이 많지요.
4~5살은 학습지를 할 나이가 아니라 어른이 책을 읽어주면 그림을 보며 내용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나이이며 6~7살은 글을 읽고 쓰는 나이가 아니라 글자에 관심을 가지고 글자와 재미있게 놀이하는 나이입니다. 수학도 평소에 쉽게 접하는 물건들을 하나씩 세어보고 모으고 가르면서 수 감각을 깨닫는 시기이지 학습지로 추상화된 기호의 덧셈 뺄셈을 하는 시기가 아닙니다.
뇌를 지식을 담는 그릇이라 본다면 이 그릇은 구체적 조작기까지 많은 놀이와 경험을 통해 커집니다. 너무 이른 나이부터 앉아서 나이에 맞지 않는 공부만 한 아이들은 제때 그릇을 키우지 못하는 결과를 낳구요, 무엇보다 일찍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음으로써 나이가 더 들어서는 아예 공부를 지금보다 더 멀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른이 공부를 끌고 가는건 최대 초등학생까지예요. 그 이후부터는 스스로의 의지가 절대적입니다.
최소한 초등 저학년까지만이라도 공부는 재미있는 것, 놀이여야 해요.
공부를 싫어하면 잠시 손을 놓으셔도 되요. 대신에 밖에 데리고 나가서 많이 보여주고 뛰어놀게 하세요. 본 것들 중에 예를 들어 개미에 관심을 가졌으면 집에 와서 개미 책을 찾아 읽어주고 개미에 대해 함께 찾아보세요. 개미 책을 가지고 아는 글자 찾기 놀이하면서 글자 공부도 할 수 있어요. 책 속에 개미 숫자세기 하면서 덧셈뺄셈 문제도 만들 수 있구요, 개미 따라 그리면서 자세히 관찰하기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걸 주제통합교육이라 하는데요, 유아들은 분리된 과목으로 따로 배우는 것보다 한 가지 관심있는 주제로 영역을 넓혀가며 놀이하듯이 스스로 즐기며 탐구하게 길만 열어주세요. 친구들과 함께 노는 기회도 많이 만들어주시구요, 친구들과 놀면서 사회성, 의사소통능력도 향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