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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5 10: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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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20살때 잠시 가수 덕질하다 15년도 더 지나서 갑자기 가수 덕질을 시작했는데요.
음반이나 DVD는 사지만 그 외의 굿즈는 사지 않습니다. 팬클럽에 가입은 했지만 팬미팅은 꿈도 못꾸고(워킹맘의 비애ㅠㅠ)같은 뮤지컬 공연이나 콘서트 한 번 가는 걸로 만족합니다. 여기는 지방이라 서울까지 가는게 워킹맘 입장에서 비용과 시간 면에서 무리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우리 지역에서 두 번 한다고 해도 한 번만 갑니다.
신랑은 서울이든 어디든 더 가고 싶으면 더 갔다오라고 얘기하지만 제 생각에 그건 배우자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지 않아요. 입장 바꿔 생각해봐도 별로 기분이 좋을 것 같지는 않거든요.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며 잘생겼네 노래 잘하네 티내거나 보라고 강요하지 않아요. 그것조차도 상대방에게 충분히 기분 나쁠 수 있으니까요.
지금 쓰니분이 기분 나쁘신건 지극히 당연한겁니다. 다른 취미도 아니고 아무리 연예인이라도 이성을 좋아하는 거잖아요. 그 만큼 쓰니분이 아내에 대한 애정이 많이 남아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구요. 결혼 몇 년 지나면 동료애로 사는거다라고 말하는데 쓰니님은 아직 애정이 가득하신가 봅니다. 아내분과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겠어요.
대화를 부드럽게 풀어가려면 하지마라, 줄여라, 라고 말하기에 앞서서 내가 아직 당신에 대한 애정이 많은건지 자꾸 질투가 난다. 비싼 국카스텐 티셔츠와 나의 싸구려 티셔츠가 비교되어 속상했는데 나중에 사준 비싼 티셔츠는 오히려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는 느낌을 받아서 너무 자괴감 들었다. 당신 마음속에 나의 자리는 구석 어딘가에 점으로 남아있고 온통 국카스텐으로 차있는 것 같아서 너무 서글프다. 마치 외도하는 부인을 둔 남편의 심정이다. 등등 지금 갖고 계신 감정을 말로 풀어서 먼저 전달하세요. 자신의 감정을 차분히 전달하고 난 뒤 덕질의 기준을 세워나가는게 어떨까 싶어요. 차나 술 한잔 하며 부드러운 분위기서 풀어가길 조언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작은 목소리로) 박효신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