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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9 10: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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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의사입니다.
정부에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인한 의료비 폭증을 감당할 생각이 없습니다.
감당할 여유(?)가 없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네요.
안그래도 원가 70% 정도의 의료보험수가에서 '의사 새끼들은 돈만 밝히는 개X끼들'이라는
전가의보도를 가열차게 휘두르며 수가를 더 조이지만 ..그게 언제까지 먹히겠습니까. 비보험 진료로
보험진료의 적자를 메꾸는 것도 한계가 왔습니다. 당장..어쨌든 보험진료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내과가..서울 유명 병원에서조차 전공의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몰락해가는 것만 봐도
이제 의사를 조질 여유도 없죠. 더 조였다간 정말 파업할테니.
현정부가 부폐 청산하고 행정 투명화를 해서 쓸데없는 돈을 줄이고 그 돈의 상당 부분을 의료보험재정으로
돌리지 않는 이상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감당하는 방법은 단 하나 뿐입니다. (실질적인) 의료보험포기죠. 당연한
수순으로 보여집니다. 깝깝하네요. 의사들이라고 좋아하는 거 아닙니다. 어차피 돈은 재단형태로 굴러가는
대형병원들한테나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죠.
동네의원들 망하고, 대형병원 형태로 이합집산해서 의료접근성 떨어지고...볼만하겠네요. 이놈의 미친정부.
의사 욕하지 마요. 의사도 이미 망했습니다. 단적으로...예전부터 내과가 망하는 순간이 의사가 망하는 순간이란 말이
있는데..내과가 아주 처참하게 내려가고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