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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7 2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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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계속 정환이에 집중하다보니 다들 정환이에게 이입을 많이 하셔서 ㅠㅠㅠㅠㅠㅠ하는 반응인데요,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덕선이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봤거든요.
삼남매중 둘째는 아니지민 남아선호사상의 부모님과 오빠하나를 둔 막냇동생으로서 저는 덕선이의 낮은 자존감? 에 너무 공감하면서 봤어요.
덕선이는 스스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도 없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어' 란 생각으로 가득 차있겠지요.
그와중에 그나마 자기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선우는 자기를 제일 괴롭히는 언니 좋아한다고 하니 자존감 스크래치는 두배로. 그와중에 또 친구들이 정환이가 날 좋아하는것 같대요.
근데 막 자기가 부르니까 맥도날드까지 달려오고, 자기를 진짜 좋아하는것같아 너무 설레요.
그래서 자기도 정환이를 의식하면서 꽁냥꽁냥하죠.
생일때 다른애들에게는 따로 선물도 안하는데 핑크셔츠까지 준비하면서, 근데 그 소중한 생일선물을 자기 형한테 낼름 줘버렸다면?
자기 마음이 통째로 짓밟힌거죠.
"그래 날 좋아할리가 없지" 거기서 이제 끝인거에요.
아 얘도 선우처럼 내가 그냥 혼자 착각한거였구나. 하구요.
시청자들은 핑크셔츠가 오해인걸 알지만 덕선이는 결국 끝까지 모르잖아요. 그럼 결국 끝인거에요.
그와중에 항상 자기보고 예쁘다 괜찮다 해주는 택이가 있는데 어떻게 그쪽으로 마음이 안가요.
저는 이런 생각으로 드라마를 봤기때문에 덕선이 남편이 택이인게 덕선이가 행복할수있는 길인것같아 좋았어요.
시청자는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봤기때문에 지금 정환이가 안타깝지만 덕선이는 단편적인 부분만 아는거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에 나레이션에 응답하라의 아이덴티티.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여기서 진짜 울었네요.
응칠때도 응사때도 이 마지막 나레이션만 나오면 괜히 찡해져요.
좋은 드라마였습니다.
저는 올한해 처음 끝까지 본 드라마가 응팔이라 행복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이건 제 생각인데요. 저는 그래요.
자존감이 한없이 낮은 상태에서는 상대방이 진심이 아닌걸 알면서도 틱틱거리는거 들으면 상처받거든요.
정환이는 덕선이한테 예쁘다고 한적도 없고 챙겨주면서도 으이구 하니까 서운? 했을수도 있을것같아요.
저도 그래서 츤데레타입보다는 다정한 남자를 좋아합니다...ㅎ 안물안궁.
뭐 이건 덕선이에게 저를 너무 많이 투영한 결과지요.
저라면 그랬을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