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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5 05: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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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ynn: 2차 세계대전때의 일본의 악행은 일본의 군인들 개개인의 잘못이 아닐탠데요?(중략)국가를 위해 싸운다는 의무감을 갖고 학도병으로 동원된 젊은이도 많았습니다. 거기에 대해 뭐라고 하는건 잘못된거 아닌가요?
DDDMK: 참고로 위에도 길게 썼고 앞으로도 길게 썼지만, 중간에 위험한 내용이 하나 있어서 먼저 수정해드리자면, 국가를 위해 싸운다는 의무감 갖고 전쟁터 가면 참군인 참애국자 되는 거 아녜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까스통 할배들도 대박 쩌는 애국자입니다. 보통 우리가 스스로 생각해서 도덕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만약에 징집돼서 명령받은 대로 학살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명령 잘 지키는 군인 정도는 될 수 있는데 아이고 선하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절대 아니라고 해요. 그건 그냥 생각없는 거, 주입당한 거, 단지 명령받은 대로 일을 저지른 범죄자예요. 그러니까 그 논리만큼은 어디 가서 쓰시면 안 돼요. 어디 가서 무식하다는 소리 들을 수 있어요.
kelynn:그 학도병이 무슨 악독한 마음으로 조선인들 다 찔러죽여야지 하고 학도병이 됩니까? 국가가 부르니까 나가고 자기 부모 형제 지켜야한다니까 나간거죠.
DDDMK: ㄴㄴㄴㄴ 맘대로 학도병 생각을 규정하지 마세요. 학도병→징집된 학생으로 생각하셔야지 거기에 존ㄴ ㅏ 불쌍하고 애달프고 비극적인 스토리를 넣으시면, 그건 그냥 kelynn님이 집필하신 눈물의 스토오리가 됩니다. 위에서는 애국심 만발한 학도병도 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왜 그렇게 학도병에게 설정을 넣으십니까? 그런 식으로 치면 맛탱이가 가서 살인에 쾌감 느낀 학도병도 있을 텐데요. 생각해보니 조선인 목 베면서 칼연습했다는 군인도 있다는데, 불쌍한 학도병과 맛탱이 간 군인이랑 불쌍함 대결하면 누가 이깁니까? 아무래도 전자겠죠? 후자는 벌 좀 받아야겠죠? 그런데 하시는 말씀은 전자가 불쌍하니 후자도 봐주자인데.
kelynn: 그래서 그 학도병도 전범취급을 하시겠다는겁니까? 뭘 잘못했는데요? 아무것도 모른채 군대 끌려가서 죽은게 잘못입니까? 왜요 5.18 광주 시민운동때 계엄군으로 참여한 병사 모조리 뒤져다가 반역자 소리 해보시지
DDDMK: 아무래도 kelynn님께서 학도병으로 현실도피를 하시는 것은 그 학도병에게 명령을 내린 주체, 그리고 현재는 그 역사에 대해 책임이 있고 동시에 정정할 권력도 가진 주체가 전혀 사과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장 좋아보이는 방패인 학도병을 끌어다 쓰시는 것 같네요. 일본 정부도 우리나라가(정확히는 민주정부부터) 쿠데타 피해자들에게 사과한 것처럼 2차 세계대전에 있던 일들을 '지금이라도' 사과했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학도병은 상당히 불쌍한 사람들이 되었을 텐데요. 마치 사고를 친 아들내미 대신 용서를 비는 노모 같은 위치입니다. 이 늙은이를 봐서라도 전혀 용서빌 생각도 없는 개망나니 아들을 용서해 줘, 똑같지 않습니까?
kelynn: 수백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에서 딱 한마디 가지고 꼬투리를 잡아서 극우다?
DDDMK: 어딘가에서는 극우발언을 한 서른 마디 쯤 하면 극우로 인정해주는 자격증이라도 주는가 봅니다. 그리고 한 마디도 아닐 뿐더러, 한 마디만 외쳤다 해도 ㅇㅂ와 ㅁㄱ이 되는 세상인 데다, 설령 말 해도 사과하면 또 받아준답니다. 이게 대체 몇 단계의 안전시스템인진 모르겠지만 칸코레가 그걸 통과못해서 이지경이 난 거 아닙니까…… 어느 단계에서라도 '아 미안!' 했으면 극우타이틀 일찌감치 벗었습니다. 어떤 것도 안 해서 문제지.
kelynn: 일장기 한번 집어넣었다고 극우취급받는 원피스 작가 오다도 일본에선 좌파 취급을 받고있고
DDDMK: 아 이건 그냥 중간에 끼운 겁니다. 원피스 안 보는 저도 들은 소식인데요, 원피스 최근엔 동쪽의 아름다운 사무라이 정신으로 가득한 동네 나오고 있댑니다. 조로가 그 느낌으로 가고 있댔나 뭐랬나. 오다 개념썰은 솔찌 말해서 한 6년 전인가 초 고대에 나왔던 썰이죠. 그것도 지금은 사무라이 만만세 외치고 있는데요.
kelynn: 위안부 할머니들의 적이 아닌 사람들을 적으로 만드는게 어떻게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것이되죠?
DDDMK: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긴데, 그 딱 잘라 정의하고 싶어하신 성향에 맞춰 설명해드리자면 할머니들의 적은 과거 만행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특히 정치인들이랍니다. 왜냐면 정치인들이 과거 만행에 대해 '대표하여' 사과할 수 있기 때문이죠. 굳이 '적'이라는 전쟁의 개념을 든다면 말입니다. 사실 저는 일본의 평범한 사람들에겐 딥한 관심 없어요. 사실 위안부 할머니들도 일.평.사들에겐 딥한 관심 없을 거예요. 다만, 국가로서의 일본이 사과해주길 바라는 부분을 정확히 캐치한다면 자민당 계속 집권하게 두는 일본 국민들도 어떤 의미에선 노답인 거죠. 뭐 거기 투표율이 엄청 낮다고는 들었습니다만.
그리고 막 적이 어쩌고 그러시는데, 그럴 체력도 없거니와 관심없는 건 미리 말했고, 계속 생각한 건데 '야 일본아 사과해!' 라고 하는 말씀을 '야 일본사람들 1부터 1억까지 전부 다 사과해라 미췬넘들!'로 계속 이해하고 계신데, kelynn님께서 일본 학도병을 계속 걱정하시는 것처럼 국가와 개인은 존 똑같은 게 아니랍니다. 그 커뮤니티의 사람으로서 공유하는 가치관, 그게 역사죠. 그게 싫으면 정치인 바꿔야 하는 거고요. 근데 그거 안 하잖아요? 그럼 위에서 또 말한 대로, 그 의견 맘에 들거나 별 생각없이 살고 있거나 둘 중 하나예요. 근데 후자가 절대로 착한 게 아니거든요. 하시는 말씀은 학도병 같은 극단적인 예시만 들어서 되게 그럴싸하게 생갹하실진 모르겠지만요.
kelynn: 이런 미친 연좌죄가 어딨습니까?
DDDMK: 정확히는 '연좌제'고요, 그냥 그쪽 국가 수장이 사과하고 역사교과서에 '우리 그런 짓 안해쪙' 이러지만 않으면 놀랍게도 그 연좌죄라는 게 후대에게 이어지진 않는답니다! 그렇다고 그 후대가 '함선 모에화해서 미드웨이 전투 다시 하러 가야징!' 이러는 건 용서빌었든 엿날렸든 하면 개썅인 짓이고요! 왜냐면 그 말하신 '도덕적적' 문제 때문에요 ㅎ 학도병도 용서하셨는데 할머니들도 좀 위해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