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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7 10: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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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다, 안에 담는다 둘 다 매우매우 모호한 표현입니다.
이를테면, 부피가 큰 것을 크다고 한다면, 종이 포장지로 선물상자를 포장하는 것이 글쓴이께서 말한, 작은 것이 큰 것을 안에 담는 경우이지요.
가로/세로/높이의 합으로 봐도 마찬가지가 되겠구요.
어느 방향에서 재어도 길이가 항상 더 큰 물체라고 한다면, 물체의 크기가 변할 수 있는 경우는 어떨까요. 콘돔 안에 그것... 은 좀 민망하니까 콘돔 안에 우산 하나를 너끈히 넣을 수 있습니다.
사실 윗 분께서 블랙홀을 언급한 분이 계신데, 이 경우 "안에 담는다" 의 정의를 어떻게 할 지 고민해야 할 겁니다. 구형이라고 하면 부피로든 길이로든 큰 사이즈의 별을 블랙홀이 잡아먹을 수 있는 것이 맞긴 한데, 정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인지, 안이란게 있는지, 하나로 합쳐지는 것인지 모호하잖아요.
과학적인, 혹은 논리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좋은 질문을 던져야 하고, 좋은 질문의 한 가지 요건 중 하나는 용어와 목적이 뚜렷하고 명확하다는 것입니다. 문득 떠오른 얼핏 보기에 모순된 아이디어를 고민해보는 것은 창의적인 사고의 시발점이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전에 이 말이 무슨 말인가,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서로 오해하지 않도록 전달하려면 어떻게 표현해야 할 까 를 고민해보면 더욱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