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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7 23: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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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여러 장수들이 일시에 운집하여 철환과 장편전. 피령전. 화전 및 천.지자 총통 등을 비바람같이 발사 하면서 저마다 힘을 다함에 그 소리는 천지를 진동하였습니다.
왜적들은 부상을 당하여 엎어지는 자와 부축하여 달아나는 자의 수을 알 수 없었으며, 높은 언덕으로 도망쳐 진치고서는 감히 나와 싸울 생각을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중위장 순천 부사 권준. 중부장 광양 현감 어 영담. 전부장 방답 점사 이 순신. 후부장 홍양 현감 배 흥립. 좌척후장 녹도 만호 정 운. 우척후장 사도 첨사 김 완. 좌별도장 우후이 몽구. 우별도장 여도 권관 김 인영. 한후장이며 신의 군관인 전 전 군관 고 안책. 급제 송 성.참퇴장 전 첨사 이 응화 등이 번갈아 드나들면서 왜선 전부를 당파 분멸하였으며, 김 완은 우리 나라 소녀 한명을 찾아내었고, 이 응화는 왜인 한명의 목을 베었는데, 왜인들이 멀리서서 바라보며 부르짖고 발을 구르며 대성통곡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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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당포에서 접전할 때, 우후 이몽구가 왜장선을 수색하여 찾아낸 금부채 한자루를 신에게 보냈는데, 그 부채의 한쪽 중앙에 쓰여 있기를「6월 8일 수길」라 서명하였고, 오른편에 「우시축전수(羽柴筑前守)」라는 다섯 자를 썼고, 왼편에는 「구정유구수전(龜井流求守殿)」라는 여섯 자를 썼으며, 이를 옷칠한 갑 속에 넣어 두었다는 것으로 보아 필시 <수길>이가 <축전수>에게 부신으로 보냈을 것입니다.
그리고, 소비포 권관 이 영남이 그 왜장선에서 울산 사삿집 계집종 억대와 거제소녀 모리 등을 산채로 사로잡았는데, 신이 직접 문초한바, 억대의 답하는 내용에, 『날짜는 기억할 수 없으나, 15일전 왜적에게 포로되어 왜장에게 시집가서 늘 한곳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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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신의 허망한 생각에 만약 저 적들이 형세가 불리하게 되어 배를 버리고 상륙하면 모조리 섬멸하지 못할 것을 염려하여, 『우리들이 짐짓 포위한 진형을 해체하고 퇴군할 것을 보이면 적들이 필시 그 틈을 타서 배를 옮길 것이니 그때 좌우에서 추격하면 거의 섬멸할 수 있으리라.』 라고 전령한 뒤에 퇴군하여 한쪽을 개방하자, 층각선이 과연 개방된 수로를 따라 나오는데, 검은색 돛을 둘씩이나 달았으며, 다른 배들은 날개처럼 벌려 층각선을 옹위하며 바다로 노를 재촉하는 것이었으므로 우리의 여러 전선은 4면으로 포위하면서 재빠르게 협격을 가하고, 돌격장이 탄 거북선이 또 층각선 밑으로 달려가서 총통을 치솟아 층각선을 깨뜨리고, 여러 전선이 또 화전으로 그 비단 장막과 돛배를 쏘아 맞혔습니다.
그러자, 맹렬한 불길이 일어나고 층각 위에 않았던 왜장이 화살에 맞아 떨어졌습니다.
다른 왜선 4척은 이 창황한 틈을 타서 돛을 달고 북쪽으로 달아나려고 하였는데 신과 이억기 등이 거느린 여러 장수들은 패를 갈라서 접전하며, 또 모조리 포위하자, 적선중의 허다한 적도들은 혹은 물에 빠지기 바쁘고 혹은 기슭을 타고 올라가며 혹은 산으로 올라 북쪽으로 도망하는 것이었습니다.
군사들은 창 칼 활 화살 등을 가지고 저마다 죽을 힘을 다해서 추격하여 머리 43급을 베고 왜선 전부를 불살라 버린 뒤에, 짐짓 배 한 척, 남겨둔 채 왜적들의 돌아갈 길을 개방해 두었으나, 이미 황혼이 짙어 어둑어둑하여 육상에 오른 왜적은 다 사로잡지 못하고, 이 억기와 함께 어둠을 타서 그 바다 어귀로 나와 진을 치고 밤을 지냈습니다.
6일 새벽에 방답 첨사 이 순신(李純信)이 <당항포에서 산으로 올라간 적들이 필시 남겨둔 배를 타고 새벽녘에 몰래 나올 것이라>하여 그가 통솔하는 전선을 거느리고 바다 어귀로 가서 적들이 나오는 것을 살피고 있다가 전부를 포획하고 급히 보고한 내용에, 『오늘 새벽에 당항포 바다 어귀로 배를 옮겨서 잠깐 있는 동안 과연 왜선 1척이 바다 어귀로 나오는 것이므로 첨사가 불의에 돌격하였습니다.
1척에 타고 있는 왜적들은 거의 100여명이었는데, 우리편 배에서 먼저 지자 및 현자 총통을 쏘는 한편 장편전. 철환. 질려포. 대발화 등을 연달아 쏘고 던질 즈음에 왜적들은 마음이 급하여 어찌할 줄을 모르고 허등지둥 도망하려 하였으므로 요구금을 이용하여 바다 가운데로 끌어 내자, 반이나 물에 뛰어들어 죽었습니다.
왜선에 포로된 우리 나라 사람을 찾아내어 생환하게 하는 것은 왜적의 목을 베는 것과 다름이 없으므로 <왜선을 불사를 때에는 각별히 찾아서 구해내고 함부로 죽이지 말라.>고 지시하고 약속하였습니다.
이번에 여러 장수들이 위의 지시에 따라 포로되었던 남녀 6명을 산채로 잡아내었습니다.
이들 중에 다른 사람들은 나이가 어리거나, 포로된 날자가 짧아서 적의 소행이 어떠한지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임진장초 중- 당항포 파트
아 위에건 옥포해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