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
2013-09-13 01:31:31
13
이런 얘기는 어딜 가나 많이 나오네요..
저런 걸 보면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을 때, "예술도 모르는 무식한 것들ㅉㅉ" 하고 대꾸하시면
저도 모르게 발끈하게 됩니다ㅠㅠ 그래서야 예술에 대한 경멸적인 인식만 심어줄 뿐이에요.
'그들만의 축제'라는 것도 결국 "어차피 설명해줄 생각도 없잖아? 그냥 너희들끼리 그리고, 평론하고, 값매기고 다 해먹어"라는 마인드에서 온 거죠..
그럴 때는 "이건 이러이러한 점에서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저런 점이 특징이며, 요런 점은 이 작품만의 특징이지요" 하고
간단한 해설을 덧붙여 주신다면 예술을 잘 모르는 입장에서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겠지요.
그리고 위에 다른 분도 말씀하셨지만, 사진기술이 발달하면서 있는 그대로만을 그려내는 쪽으로는 칭송을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현대예술은 있는 그대로를 그리기보다는 뭔가 다른 것, 지금까지 없었던 것들을 보이는 것이 된 거죠.
지금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그 작은 혁신이 새로운 시대를 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현대미술의 가치고요.
사막을 걷는 동안은 그게 사막이라는 인식을 못하다가, 빠져나오고 나면 사막을 정의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시간이 오래 지나고 나면 하나의 '사조'로 받아들여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에 점 하나 찍은 그림에 대해 말씀하시는 분이 계신데...
<4분 33초>라는 음악이 있습니다. 모르는 분이 거의 없으시겠지만 4분 33초 동안 아무것도 연주하지 않는 '연주 없는 음악'입니다.
그전까지 누구도 그런 생각을 못했다가 그 곡이 나오고 나니 다들 신박하다며 탄성을 터뜨렸죠.
그 곡에 무슨 가치가 있죠? 곡이라고 부를 수는 있나? 연주할 줄도 모르는 세 살 짜리 아이를 가져다 놓아도 그 곡은 연주할 수 있는데?
"연주 없이도 음악이 가능하다"라는 것을 보여 주었기 때문에 그 작품이 가치가 있었던 겁니다.
"점 하나를 찍어도 그림이라 부를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 주었으니 그 점을 찍은 작품이 가치가 있는 것이겠지요.
어쨌든 저도 예술에는 문외한인지라, 제발 좀 소통하고 싶습니다..
무작정 배워라, 공부해라, 하지 마시고 좀 쉬운 언어로 풀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