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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2 0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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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부의 진압을 뚫고 들어가는 과정에 대해]
가장 맥이 빠졌던 부분입니다. 단지 사람들의 맘을 움직여 행동을 이끌었다고 정부의 진압을 너무 쉽게 뚫어 내는게 아닌가 싶네요.
그 어떤 충돌도 없다는 건 조금 허무합니다. 경찰들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아요.
시위 도중 죽어간 사람들도 있고, 얼마 전 물대포를 맞고 운명하신 농민의 경우만 보아도 정부는 체제에 반하는 집단 앞에 무력을 사용합니다.
어떤 분위기에 압도되어 길을 열어 주었다는 건, 이끌어 온 긴장감을 한 순간에 놓게 만드는 무책임한 이유가 되요.
싸움을 꼭 하지 않더라도, 무언가, 무언가 더욱 설득력있게 와 닿는 이유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보는 시위현장, 뉴스로 접하고 직접 경험하는 현실에서 경찰은 일방적으로 폭력을 가할 수 있는 무력을 지니고 있어요.
경찰과의 대치 부분에서 갈등과 고난을 선사한다면, 기계 앞까지 뚫고 들어갔을 때의 카타르시스가 극대화 될 거 같아요.
더불어 기껏 레버를 내렸을 때 야기된 결과가 보다 크게 다가오겠지요. 그 어려움을 이기고 일군 성과가 더 나쁜 결과를 초라했으니까요.
캐릭터가 지금보다 더 고생하고 절실하게 장애물을 이겨낸다면 손에 땀을 쥐고 보게 될 것 같아요.
[2. 운명의 구 작동 매커니즘에 대해]
어느날 외계인이 주었다.
딱히 짚고 넘어갈 일 없는 설정일지도 모릅니다. 일일히 모든 것에 말이 되게 설명하라고 한다면 SF나 환타지는 성립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최소의 설정, 지금보다 약간만 구체적인 설정이 있다면 '구'가 가진 존재감이 보다 커질 수 있지 않을까요?
유사과학 혹은 과학이 아니더라도 어떤 논리가 성립하는 설정이라도, 구의 정체에 대해 알고 싶은 맘이 들어요.
왜냐하면 구는 이 작품의 핵심 매개체이고, 이러한 오브제를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물체가 아닌, 어떤 필연적 이유,
혹은 이유가 없더라도 원리나 과정, 그것 조차 없다 쳐도 구의 존재 이유와 원리를 찾고자 고민하는 모습들이나마 그려져야 할 것 같아요.
사람은 낯선 존재 앞에서 두려움이 앞서기에, 구를 이용하는데에도 여러 입장이 있을거고, 그에 따라 이런 저런 양상들이 나타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