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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7 09: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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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계신가요? 저는 무사히 탈출했습니다. 숨을 만한 곳을 발견하긴 했는데, 얼마나 시간이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이런 상황에서 안전한 곳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사치일테니까요. 그래도 여긴 컴퓨터가 수십대 있는데다가 먹을 것들도 많이 갖추어져 있어서 당분간 버틸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들은 아직 이 모든게 장난인줄로만 알고 있네요. 현실을 부정한다고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닌데... 안타까운 사람들...
어쨌든 잭이라고 했죠? 당신에게 말해 줄 게 있어요. 우선 여긴 한국의 대전이란 도시입니다. 켄터키의 작은 숲은 남편과 내가 운영하던 작은 카페 이름이예요. 신혼여행때 다녀왔던 켄터키가 우리에겐 무척 낭만적이었거든요. 뭐 남편은 대덕 연구소 직원이었던지라 카페에 자주 들리진 못했지만요. 거의 저 혼자 운영해 온거나 마찬가지죠.
후... 미안하지만 저 잠시 눈을 붙이고 다시 들어올게요. 밤새 도망쳐 왔더니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요. 해 드려야 할 말은 많은데 피로 앞에 장사 없다고, 지금 차분하게 일들을 정리해 말씀드릴 정신이 안되네요. 조금만 자고 다시 오겠습니다. 아마 당분간 여긴 안전할테니 큰 걱정은 마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