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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1 02: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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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말씀이나 이런 강연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아닙니다.
잘 살고 있거나 버틸만한 사람들, 자신의 상황과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그런 이야기들로 느껴질 겁니다.
그러나 너무 힘들어 절박한 사람들, 자신의 상황에 맞는 사람들에게는 감동이 되기도 합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공空'이 이런게 아닐까 합니다.
'공空'이란건 비어있다, 허무하다는 뜻이 아니라 '정해져있다고 할만한 것이 없다' 는 것입니다.
물병이 큰 것이기도 하고 작은 것이도 한 것이 같은 맥락이죠.
부처님과 스님의 말씀도 마찬가지인게
누가 부처님께 서울로 가는 방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인천사람에게는 동쪽이라고 알려주시고 강원도 사는 사람은 서쪽이라고 알려주십니다.
즉 각자 상황에 맞는 법문을 해주시는 것이지요.
동쪽 방향은 인천사람에게는 답이 될 수도 있지만 강원도 사람에게는 아닙니다. 괜히 8만 대장경이 아니지요ㅎㅎ
그래서 딱 '이것이 진리이다' 하는 것이 없습니다.
'진리라고 하면 진리가 아니다' 라는 말도 같은 맥락인 것 같기도...
빨간 안경을 낀 사람과 파란 안경을 낀 사람이 세상을 보는데 서로 '세상은 빨갛다' '세상은 파랗다' 주장하며 싸웁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요?
빨간 안경을 낀 사람은 빨갛게 보이니까 빨갛다고 하고, 파란 안경을 낀 사람은 파랗게 보이니까 파랗다고 하죠.
세상은 보는 이에 따라 빨갛기도 하고 파랗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걸 가지고 싸운다면 이 싸움을 끝날 수가 없습니다.
이 싸움을 끝내기 위해서는 다만
'사람마다 끼고 있는 안경이 달라 다르게 보이는 데, 저 사람에게는 빨갛게 보이는 구나.'
깨닫고 인정하는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