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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8 00: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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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위에 정현종 시인의 섬이 좋은 시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신데, 저는 저 시가 절대 좋은 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너무 당연한 말을 너무 시어화시킨 느낌이랄까요. 그냥 광고 카피 문구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아요.
이처럼 시는 보는 사람마다 각각의 시선으로 보게되요. 사실 시라는 게 정말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시는 가장 독해가 어려운 문학장르에요. 화자 자신의 관점에서 철저하게 진행되니깐요. 즉, 시란 자기의 언어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 돼요.
뻔한 이별이야기들이 사실 시에는 엄청 많아요. 단지 그 이야기를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놨을 뿐이죠.
우리가 보편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자기만의 언어로 풀어내는 그 독해가 어려운 시를 읽고 쉽게 공감할 수 있을까요? 아니죠. 한국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도 결국은 뻔한 이별이야기를 자기만의 언어로 구축해놓아서 우리의 공감을 사는 거지요.
사람사이의 일이 만남과 이별인데 삶인데 그것이 지루하다고 볼 수는 없죠. 단지 지금 글쓴이는 너무 보편적인 시어들로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이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자신의언어. 이걸 구축해 놓은 시인이 얼마나 될까요.
다양한 시들을 봐보세요. 요즘의 젊은 시인들은 자기의 스타일을 구축하고자 그것에만 너무 몰두한 나머지 언어유희적인 시들이 많이 양산되고 있죠.
그래도 전 그 시를 처음 썼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 지는 모르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시쓰는게 힘들어지죠.
앞으로 많이 느끼고 경험하면서 또 많이 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