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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5 21: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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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고견 감사합니다. 먼저 왜 제가 자본론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 부터 주절주절 넋두리를 해야 겠네요.
전 기계공학과 출신입니다.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관심은 가지고 있었지만, 본격적인 공부는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일상 생활을 해 오면서 여러가지 의문을 가지게 됐습니다.
첫번째로 느낀 모순은 자본주의가 과연 모두를 위한 경제체제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본주의 체제 내의 모든 기업은 이윤 창출이 최우선의 목표입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이윤을 많이 창출하는 것을 어느 누구도 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이윤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모순이 보이기더군요. 이윤을 더 많이 내려면, 더 많이 생산해야 되고. 그것이 어렵다면 제조 원가나 유통 원가를 줄여야 됩니다.
이런 원가를 줄이는 가장 즉각적이고 유효한 방법은 원재료 또는 임금을 깍는 겁니다. 2번째 방법을 취하게 될 경우 그리고 그 방법이 사회 전체적으로 만연할 경우 크나큰 모순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품은 만들었고, 만든 상품은 팔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고, 더 싼 상품을 내 놓기 위해 임금은 줄였으니 상품을 살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그러면 상품은 점점 더 팔리지 않을테고. 결국 이윤 창출을 위한 행동이 이윤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겁니다.
또한 이윤을 올리기 위해 실제 그 상품을 만드는 데 노동을 투여한 사람의 이익을 줄인다는 좀 떨어져서 생각해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해괴망측한 일이 별 거부감없이 행해진다는 겁니다.
두번째로 부동산. 부동산 역시 자본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땅값은 미친듯이 치솟고 있고, 집 한채 장만하려면 평생 동안 대출금 이자에 시달리고, 대출금 갚기 위해 아둥바둥 해야 되는데, 정작 돈 많은 사람들은 부동산 몇 개 사 놓고, 아무런 노동도 하지 않으면서 돈을 쓸어 모읍니다. 거기다 그런 자들 때문에 집값은 더 뛰어 오르고, 그 때문에 정작 경제활동, 생산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생산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 한채에 울고 웃고 하는 현실.
"무노동 대임금, 유노동 평생지랄" 이것이 정말 올바른 구조인가.
이것을 모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현실은 정말 제대로 된 현실인가 하는 의문이 미친듯이 샘솟습니다. 자본에 의해 지배받는, 시장경제체제에 의해 결정되는, "부동산 시장"은 모순으로 가득차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번째로 주식시장. 전 증권시장이라 불리는 이 시장을 "합법적인 투기시장"이라고 부릅니다.
주식시장이 정말 경제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생깁니다. 실제 주식시장에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은 고급 정보를 더 빨리 획득하거나, 돈이 아주 많은 사람들입니다. 그 이외의 사람들은 망하기도 하고, 가뭄에 콩나듯이 한 몫 잡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별다른 이득은 취하지 못하고 그저 그렇게 그 시장을 바라 보고만 있거나, 먼 산 불구경하듯 보고 있습니다.
이것이 정말 생산활동을 진작시키고 있는가, 그렇게 해서 생산활동에 투입된 자본이, 기업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는가.
개인적으로 생산활동에 가장 유익한 투자행위는 "물건을 구입"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돈은 한 곳에 멈추어 있는 것 보다, 계속 돌고 도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주식시장 역시 사람들이 더 많이 또는 더 나은 물건을 사도록 유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주식시장은 돈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것 같습니다.
제가 가졌던 큰 의문점 3가지를 나열했습니다. 이 의문을 해소하고 싶어서 책을 찾다가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알게 됐구요.
고전파 경제학에 관한 서적은 읽을 생각이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지금 우리사회가 철저히 신봉하고 있는 이런 경제구조는 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산물이라는 선입관일 수도 있는 제 생각 때문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체제의 모순의 핵심이 그들의 이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본론을 다 읽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책 읽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책을 읽으면, 저자의 생각을 이해해야 되고, 그 생각에 모순은 없는 지 스스로 생각해야 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은 또 다른 책이나 기타 정보를 찾아야 하고, 그런 것들을 모두 종합해서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정말 골치아픈 과정을 거쳐야 되기 때문에요. 아 생각만 해도 골이 띵해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