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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7 01: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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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한 번 설명을 해드려야 할 것 같군요...^^
CRPS(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이라는 희귀난치성 질환입니다.
보통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많이 발생하는데, 쉽게 말해서 손가락을 삐었다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겁니다...;;;
저의 경우는 입대 전 과체중으로 무릎 연골에 문제가 있었는데... 전경으로 차출되고 나서 훈련받으면서 연골에 더 무리가 가서
경찰병원에서 관절내시경을 받고, 그 이후에 수술 후유증으로 CRPS를 앓게 된 경우입니다...
이 병이 치료받는데 있어서 가장 문제되는 부분이...
발병하고서 3개월 이내에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해야 약빨이 받아서 초기에 나을 확률이 확 올라가는데요
미국에서는 CRPS로 확진받는데 3개월이라는 기간이 걸리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반년이나 걸려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결국 만성으로 악화되버리는게 대부분이 되버린거죠...
거기에 희귀병이기 때문에 까다로운 확진 조건이 있습니다.
CRPS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증상들 중 자신에게 나타나는 증상이 최소 7개 이상,
그리고 7/10 이상의 통증이 6개월간 지속해서 나타나야 되는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맞추어야 합니다.
이렇게 확진을 받아야 CRPS 증상들에 그나마 아주 조금 호전되는 효과를 보이는 케타민이라는 마약을 링겔로 맞는다거나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에 신경 블록을 맞는다거나 하는 등의 제대로 된 치료와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7/10이면 어느정도냐... 통증을 1부터 10까지 표현했을 때...
1은 경미한... 아주 경미한 통증, 그리고 위에 쓴 7은 쉽게 비유하자면 산통, 즉 아이를 낳는 산모가 느끼는 통증...
그리고 10은 위에 댓글에서 나온 작열통입니다. 표현대로... 몸이 타는듯한 통증을 계속 느끼는거죠.
저도 그렇고 환자들 대부분 이 통증을 앓아왔고, 현재도 그렇지요... 환우들 각각이 증상들이 다 다르고
느끼는 통증이 천차만별이지만요. 저도 그렇구요...^^;
이렇게 힘든 조건을 통과하여서, CRPS로 확진을 받게 되더라도... 보험종류에 따라서 본격적인 치료를 받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수술들을 못받는 경우가 생깁니다. 저의 경우는 군대에서 다친걸로 공상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일반 의료보험 중, 희귀난치병 환우를 위해 지원하는 산정특례 대우를 받아서
특진비를 제외한 진료비의 10%만 납부하면 됩니다. 특진비는 물론 100% 납부!
3차 병원에서 특진 적용되는 교수님들께 진료받으면 하루 치료비가 20만원은 거뜬히 나가지만
일반의에게 진료받으면 3~4만원만 현재 내고 있는 상태입니다.
치료는 2008년 이 병을 앓기 시작하고서 서울성모병원에서 계속 받고 있습니다. CRPS의 치료는 마취통증의학과,
통증클리닉에서 치료하도록 되어있답니다. 전... 이 병을 앓게 되기 전까진 마취통증의학과는 그저 수술 마취나
수술받고 통증관리 같은것만 해주는 줄 알았는데... 신경병증성 통증질환... 대상포진 같은 통증관련 질환들을 다 치료하더군요.
CRPS라는 병도 통증클리닉을 다니면서 처음 들어본거구요...ㅎㅎㅎ;;
광고하는건 아니구... 여기 서울성모 통증클리닉 과장님께서 CRPS의 권위자 중 한 분 이십니다.
제가 6개월이라는 기간이 걸리긴 했지만서두 그나마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고, 산정특례이다보니 다른 보험에 비해서
전혀 수술받는데 거리낄께 없어서 감각을 최대한 못느끼게 하는 감각신경 고주파 열응고술이나
24시간 통증이 유발되는 부위에 전기를 흘려서 통증을 경감시키는데 많은 역할을 하는
척수자극기 삽입술 같은 수술들을빠르게 받을 수 있었죠...
자동차 관련 사고 등으로 자차보험 같은 경우는... 어휴;; 수술 하나 받기도 많이 힘들다고 주변 환우들에게 익히 들어왔습니다...
보험사에서 수술비, 치료비... 등등 지불하기 싫다는거죠. 어떻게 해서든 보상금 안주게 할려고.;;;;;
비록 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치료를 받고 있지만, 주변에 친한 다른 환우들보다는 그래도 덜 통증을 느끼고
적어도 살짝 몸에 닿기만 해도 죽을 것 같은 통증을 느끼거나, 24시간을 케타민이라는 마약을 링겔로 맞으면서
누워만 있어야 할 정도의 상태는 아니어서 어찌하다보니 주변 환우들의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말이죠...^^
저도 너무 아파서 누워만 있거나, 일하다가도 올 스톱하고 시간이 정지해버린듯 가만히 통증을 참아간다거나
너무너무너무 아파서 비싸지만 응급실을 찾아 모르핀과 케타민을 찾기도 하지만...
저보다 더 심각한 상태인 환우들에게 제가 병원에서 맞이했을때 미소짓는게 그들에게는 힘이 되어주니까
아파도 조금 참아가며... 치료 잘 받고 하루빨리 완치가 가능한 약들이 나와서 통증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네요..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