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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9 01: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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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님은 저랑 같은 생각으로 인생을 살고 계시는 거라 생각하고 글 한 번 적어볼게요.
저는 롤 때문에 우리나라 인터넷 문화, 크게 나아가서는 청소년들의 인성이 붕괴되고 있다고 봅니다.
"나는 잘하다가 누가 못해서 졌는데 당연히 열받고 비방(좋은말로 비방이지 .. 욕했겟지..) 해도 되는거 아니냐?"
"잘못하면 욕 먹는게 당연한거 아니야?"
이 명제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게 너무 무섭습니다.
이 명제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저의 뒤를 이어서 사회의 한 층이 되는 것이 무섭고, 그로 인해 이 사회가 어떻게 삭막하게 될 것인지 생각하면 무섭습니다.
그리고 이 것은 10년 전과 비교해서 현재 진행형입니다.
언제부터 못하면 욕먹는게 당연한게 되어버렸을까요?
언제부터 내가 남보다 우월하면 열등한 사람을 까내려도 되는 사회가 되어버렸을까요?
전 아직 우리 사는 사회에 까지는 이 사고방식이 깊게 스며들지 않았다고는 봅니다. 하지만 지나가면서 보는 학생들의 행태나 주변 지인의 지인들.. 나와는 조금 먼 인간관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조금씩 이러한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에 스며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롤이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턴가 자기보다 잘 하면 "갓" "갓" 거리고 있고, 자기보다 조금 못하면 "충" "충" "거품" 등등..
스포츠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요.
만약 팀 경기에서 한 선수가 실수를 하였을때.
아주 반 죽음 될 정도로 욕을 퍼붓나요? 아니면 격려를 하나요?
적어도 아무 말 하지 않는 정도 까지는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욕을 퍼붓는 사람이 있다.. 그 팀은 당연히 오래 못가겠지요.
그러면 스포츠에서는 금기시 되는 사항이 왜 롤에서는 당연시 될까요?
아마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차이.. 익명성의 차이라고 봅니다.
예전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때에도 익명성의 무서움에 대해서 찬반 토론이 뜨거웠죠. 그 당시 저는 그런 것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보면 정말 무섭습니다. 마치 무슨 인류 멸망 예언이라도 보고 있는 심정이에요. 익명성이 너무 무섭습니다.
새벽이라 피곤해서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적었지만,
저는 너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예전엔 안이랬는데..
저는 한 번 더 되묻고 싶습니다
못하면 욕먹는게 당연한 겁니까?
내가 남보다 우월하면 열등한 사람을 까내리는게 당연합니까?
우리들은 인격체입니다.
당신이 보고 있는 상대방의 아바타 너머에는 당신과 똑같은 인생을 살아왔고 당신과 똑같은 생각을 하는 인격체가 있습니다.
저는 이 사실만 머릿속에 있어도 무서워서 상대방에게 함부러 채팅치기 어려울거 같은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