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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7 10: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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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게임 기획자입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것처럼, 게임에는 다양한 예술 분야가 녹아 있습니다. 미술, 문학, 음악을 비롯해서 게임의 특성에 따라 더 많은 분야가 녹아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런 순수 예술에서 파생된 부분이 아닌, '게임 기획' 그 자체도 저는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재미'를 만드는 대중 예술인 거지요. 사람마다 취향, 감성이 달라서 '재미있는 게임'의 정의를 내리기는 무척 어렵거든요.
'전염병 주식회사'라는 모바일 게임이 있습니다. 그래픽은 세계 지도에서 비행기가 날아다니는게 전부, 사운드도 꼭 최소한만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내가 전염병이 되어 지구를 멸망시키는 것이 목표'인 매우 특이한 장르라서 시뮬레이션 매니아들 사이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어요.
'바이러스'인 나는 스킬트리를 찍으면서 공기중으로 퍼져나갈건지, 피를 통해 전염될건지, 치사율은 얼마인지를 고민하면서 성장(?)해 나갑니다. 내가 시작하는 국가의 기후와 온도에 맞는 스킬트리를 찍어야 유리하며, 너무 치사율이 높으면 빠르게 백신 개발에 착수하기 때문에 치사율은 천천히 올려야하는 등 다양한 룰과 밸런스를 통해 감염정도를 표시한 세계지도 이미지가 전부인 게임에서 '재미'를 이끌어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