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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 10: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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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에서 출하되는 가격에 큰 변동이 없는데 왜 가격이 배로 뛰는가.. 물론 중간에서 폭리를 취하는 유통업자가 있다면 그렇게 되겠습니다만,
유통업자가 모두 양심적이라 가정하더라도, 공급이 답도 없을정도로 줄어버리면 이런상황이 가능합니다.
예를들어 하루 달걀 1000개를 100원받고 팔아서 10만원 버는농가와 이러한 농가 10곳에서 수거한후 50원의 마진을 붙여 150만원에 팔아 하루 50만원을 버는 마트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AI가 터진후 10곳의 농가중에 2곳은 AI확진판정을 받아 모든닭이 살처분되었고, 6곳은 감염우려지역이라 AI가 잦아들때까지 달걀거래는 물론 사람이 들어가는것도 불가능해졌습니다. 거래가 가능한곳은 두곳밖에 없습니다.
이러면 상황이 어떻게 바뀌냐면 농장은 하루 달걀 1000개를 100원받고 팔아서 10만원을 법니다.
유통업체는 150원에 받아온 달걀 2000개를 마진 50원을 붙인다면 10만원을 법니다.
같은마진을 유지하면 유통업체가 가져가는돈은 1/5로 줄게 됩니다. 딱 이전과 같은 수준인 50만원을 유지하려고만 해도 250원을 마진으로 먹어야 하죠. 그래서 달걀가격이 기존 개당 150원=한판4500원에서 개당 350원=한판10500원으로 오르게 됩니다.
누구도 사재기를 하지 않고 여태 있던 수입을 유지만 하려고 해도 가격이 이렇게 뜁니다.
국민들을 생각해서 마진을 아에 안남기려 해도, 유통업체는 고정비가 있죠. 1만개씩 실어나르던 트럭과 운전수, 창고와, 매대, 판촉사원을 2천개를 팔아서 감당해야 합니다. 이사태가 1년이상 지속된다면 트럭도 작은것으로 바꾸고 인원도 해고하면서 고정비를 줄이겠지만, 닭은 빨리 자라는 생물이라 AI가 물러가면 3개월이면 다시 농장들이 정상화가 됩니다. 고정비를 줄이지도 못해요. 즉 마진을 아에 안남기려해도 30만원은 추가로 더 벌어야 밑지는 장사가 아니에요. 현시점에선 개당 150원씩 더 붙여야 하는거고, 계란가격은 딱 두배 오릅니다. 농장은 원래 팔던가격 그대로 팔고 유통업체에서도 한푼도 안남기는 판타지에서나 볼법한 성인군자들입니다만 계란가격은 두배 올랐어요.
제대로 돌아가는 농장도 사실 AI안걸릴려고 온갖 방제작업 하고 닭한테 김치 먹이고 난리를 치고 있을텐데 그 고생을 생각하면 돈 더 드려야 하는게 맞는거고, 유통업체 사람들도 다들 가장이고 양심이 있던없던 가정을 생각하면 원래 벌어가던 돈만큼은 벌어가야 하는거니 지금같이 미친가격이 나오는거라고 봅니다.
거기다가 하나 더 생각해 볼건, 이렇게 난리난 마트 바로옆의 B마트는 운좋게 10개의 거래농장이 모두 AI를 피해가서 그전과 똑같은 가격에 똑같은 양을 가져올수 있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거기다가 B마트의 사장이 부처님의 환생이라 평상시 팔던 4500원 그대로 판다고도 가정해보죠. 차로 30분이 걸려도 그 마트 가서 사려는 사람 몰릴겁니다. 근데 물량은 평상시에 팔던 그대로네요? 문연지 30분이면 다 팔릴거고 싸게파는 상점이라는 이미지는 초반 30분만 유지될겁니다. 싼가격에 산 사람은 잘샀네 하고 끝이고 늦게가서 못산사람은 물건도 없는 미끼상술이라 하면서 SNS에 욕이란 욕은 다 퍼지겠죠. 오히려 마트 이미지만 떨어집니다. 옆마트 가격 보면서 대충 500원~1000원정도만 싸게 팔아도 사람 넘쳐나고 물량대기도 빠듯할겁니다. B마트는 마진은 엄청나게 남기고 가격도 충분히 더 내릴수 있지만 가격을 내렸을때 몰려드는 손님을 감당해야할 물량이 평상시와 똑같으니 가격을 내릴수가 없죠. 내려봤자 돈은 돈대로 못벌고 욕은 욕대로 먹을게 뻔하니..
현상황이 대충 이런상황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