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부 <BR><BR><BR>"오빠 많이 먹어~"<BR><BR><BR>내 입에 상추에 고기 한 점을 올려 그녀가 내게 건냈다.<BR><BR>그녀의 이런 챙김이 언제부터 인지 나에게 부담으로 다가왔고, 귀여운 표정을 짓는 혜주의<BR><BR>모습을 보는 것 또한 정이 가지않았다.<BR><BR><BR>-지가 돈 낼 것도 아니면서 많이 먹으라고 하기는..-<BR><BR><BR>나를 사랑스럽게 보는 그녀의 눈빛도 이제는 싫고, 귀엽게 보이려고 입술을 삐죽 내미는 것도<BR><BR>이제는 왠지 가식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BR><BR><BR>처음 혜주를 만날 때는 살짝 미소를 짓는 것 조차 나에게는 커다란 설렘으로 다가왔었는데,<BR><BR>언제부터인가 그런 설렘이 느껴지지가 않았다.<BR><BR><BR>나의 표정을 유심히 보던 혜주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BR><BR><BR>"오빠 요즘 걱정 있어?"<BR><BR><BR>-그래 이제는 네게 아무런 느낌이 나지가 않아 그래서 너를 계속 만나는 것이 걱정이야..-<BR><BR><BR>하지만 나에게 그렇게 잘해주던 혜주에게 상처를 주는 것 또한 싫어 그냥 빙긋 웃었다.<BR><BR><BR>"걱정은 무슨..이렇게 예쁜 여친이 있는데~"<BR><BR><BR>이런 빈말로 그녀를 안심시키고 앞에 놓여진 소주 한 잔을 들이켰다.<BR><BR>비어진 내 잔에 혜주는 어김없이 술을 한 잔 따라 주었고, 그런 행동도 너무 얄미워 보였다.<BR><BR><BR>-나를 술을 그렇게 먹여서 어쩔려고? 나 너 만나서 12kg나 살이 쪘어..-<BR><BR><BR>앉은 자리에서 아래를 보니 불쑥 나온 배가 보였고, 그것을 보니 스스로가 너무 한심해 보였다.<BR><BR>그러나 혜주는 그런 분위기도 파악을 못했는지 웃으며 말했다.<BR><BR><BR>"오빠가 살이 예전보다 찌니깐 포동포동한게 곰돌이 같아서 너무 좋아~ 살 빼면 안돼~"<BR><BR>"오빠가 살 찌니깐 보기 싫지 않어?"<BR><BR>"아니..그리고 난 남자가 배 나오고 살 찐거 좋아하니깐 그래서 너무 좋아~"<BR><BR>"정말?"<BR><BR><BR>그리고 혜주는 웃으면서 농담처럼 말했다.<BR><BR><BR>"이렇게 살을 찌워놔야 다른 여자들이 거들떠 보지 않을 꺼 아냐~"<BR><BR><BR>-살 찌워 놓고 이제는 딴 데 못가게 하고서는 니 마음데로 할려고?"<BR><BR><BR>혜주의 농담에도 삐딱하게 들리며 농담처럼 던진 말 한마디가 나에게 상처가 되었다.<BR><BR>또 앞에 놓인 술 한 잔을 한 번에 들이켰다.<BR><BR><BR>"혜주야 너무 늦었다. 오늘은 그만 일어서자~"<BR><BR>"오빠 오늘 영 이상해.. 그리고 이제 10시인데 그냥 가려고?"<BR><BR>"왜? 더 있고 싶어?"<BR><BR>"아니 그냥 요즘 오빠가 이상해서..."<BR><BR>"뭐가??"<BR><BR>"내가 팔짱을 끼려해도 빼버리고, 손을 잡아도 뿌리치고, 그래서 요즘 나 너무 불안해.."<BR><BR>"아냐 요즘 내가 너무 피곤해서 그래.."<BR><BR>"정말 그 이유였으면 좋겠다..오빠.."<BR><BR><BR>그녀에 대한 나의 마음이 조금씩 변해 가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 애는 많이 썼지만, 그런 노력에도<BR><BR>불구하고 그녀도 조금씩 그녀에게 싫증을 느끼는 나를 느끼고 있었다.<BR><BR><BR>그렇게 어색한 분위기에서 고깃집에서 나왔고, 혜주는 가게에서 나서며 또다시 나의 손을<BR><BR>잡으려 하기에 이번에는 손을 잡힌 체로 가만히 있었다.<BR><BR>그렇게 그녀의 집까지 바래다 주고, 뒤돌아 설 때 혜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BR><BR><BR>"오빠 사랑해~ 내가 겨우겨우 찌운 그 살이 오빠를 향한 내 사랑이라 생각해~"<BR><BR><BR>-미친년..정말 이제는 지겹다..-<BR><BR><BR>그러나 나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고, 내 모습에 혜주가 또 다시 말했다.<BR><BR><BR>"집에 도착하면 문자해~"<BR><BR>"알았어~"<BR><BR><BR>손을 흔드는 혜주의 눈을 보니 여전히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같았다.<BR><BR><BR>어렸을 때 교통사고를 크게 한 번 당한 이 후 기절을 하고 깨어났을 때 이상하게 그 때부터 <BR><BR>누군가 나를 보는 눈을 보면 그 사람이 나에게 호감이 있는지 관심이 없는지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를 <BR><BR>눈빛만 보고 알 수가 있는 그런 작은 능력이 생겼다.<BR><BR><BR>그냥 나만의 착각이라 생각하기에는 너무 정확했고, 혜주를 처음 만날 때도 나에게 호감이 있어하는<BR><BR>그런 눈빛이였기에 쉽게 사귈 수가 있었다.<BR><BR><BR>-혜주야 미안해..이제는 너를 사랑하는 것 같지가 않아..-<BR><BR><BR>사랑하지 않은 체 계속 만나는 것도 그녀에게 더 큰 상처만 줄 것 같아 오늘 만나면<BR><BR>냉정하게 말하려 했지만 그 녀의 눈빛을 보면 도저히 그 말이 입에서 나오지가 않았다.<BR><BR>그런거 씁쓸히 취한 상태로 집에 오는 길에 휴대폰에서 벨소리가 들렸다.<BR><BR><BR>-아마도 혜주가 집에 잘 들어갔다고 연락이 오는 것이겠지??-<BR><BR><BR>번호도 확인하지 않고 집으로 향할 때 또 다시 벨소리가 들렸다. <BR><BR>하는 수 없이 번호도 확인 하지 않은 체 전화를 받고 말했다.<BR><BR><BR>"나 집에 가는 중.."<BR><BR>"어디 갔다가 집에 가는 길인데?"<BR><BR><BR>혜주의 목소리는 아니였다.<BR><BR>그러나 너무 익숙한 목소리라 기억을 더듬어 보니 혜주를 만나기 전에 만났었던 시화라는 여자였다.<BR><BR><BR>"어..시화야 왠일이야?"<BR><BR>"금요일 밤에 술 마시고 싶은데 생각나는 사람이 희철이오빠 뿐이더라~" <BR><BR>"정말?"<BR><BR>"농담이고 여기저기 다 전화 했는데 다 시간이 안된데~ 그래서 오빠한테 전화했지~"<BR><BR>"너 남자친구는?"<BR><BR>"그 인간 때문에 술 마시고 싶은거야~"<BR><BR>"아 그렇구나.."<BR><BR><BR>혜주를 만나기 전에 시화를 정말 좋아했었다. 그러나 그 때는 우리집이 그렇게 부유하지 않았다.<BR><BR>그녀가 나와 헤어질 때 했던 말이 아직까지 귓가에 생생했다.<BR><BR><BR>『오빠.. 나 정말 현실적이거든..그런데 오빠와 사귀면 나 비참할것 같아..경제적으로..』<BR><BR><BR>그렇게 부유하지 않다는 이유로 나와 헤어졌고, 그녀와 헤어진 후 그녀는 대기업에 다니는 <BR><BR>어떤 남자와 사귄다는 이야기를 그녀의 친구를 통해 들었었다.<BR><BR><BR>가슴 한켠에는 그녀를 항상 그리워 하다 너무 외로워 혜주를 만났고, 지금까지 만나고 있었던 것이였다.<BR><BR>그리고 시화와 헤어지고 얼마 후 과수원을 하던 할아버지의 땅에 아파트가 들어섰고,<BR><BR>과수원을 천직으로 여기던 할아버지는 보상을 받은 돈으로 그 부근에 또 과수원을 하려 땅을 샀는데 <BR><BR>또 아파트가 들어서고 그렇게 3번을 더 보상을 받다보니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BR><BR><BR>이런 내용을 아닌 시화가 엄청 나를 아까워 했다는 말을 그 친구에게 들었었고,<BR><BR>혹시나 나에게 또 다시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에 그녀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다.<BR><BR><BR>그렇게 시화를 만나게 되었다.<BR><BR>시화와 만나기로 했던 장소에 나가니 여전히 내가 기억하던 그 모습 그대로 시화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BR><BR>시화도 나를 발견한 듯 나를 유심히 보더니 나에게 다가오며 큰소리로 웃으면서 말했다.<BR><BR><BR>"오빠~ 왜 이렇게 살 쪘어?"<BR><BR>"그렇게 됐네.."<BR><BR><BR>시화는 예전처럼 밝은 표정으로 웃으면서 농담을 던졌다.<BR><BR><BR>"나랑 헤어져 충격 먹어서 살 찐거야?"<BR><BR>"아니거든~"<BR><BR>"맞는거 같거든~"<BR><BR><BR>내 말을 흉내를 내 듯 따라하는 시화의 모습에 예전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나왔고, 내 모습을 보고 <BR><BR>시화도 크게 웃었다.<BR><BR><BR>"오빠 걸어서 온거야? 차 없어?"<BR><BR>"술 마셔서 차를 두고 왔어?"<BR><BR>"이제는 차도 있구나~"<BR><BR><BR>시화도 뭔가를 알고 있는 눈치였지만 나는 그냥 모른 척 말했다.<BR><BR><BR>"그러게 어떻게 하다보니 차가 생겼네~"<BR><BR>"오빠 술 한 잔 하러 가자~"<BR><BR>"그래~"<BR><BR>"그런데 오빠 옷에서 고기 냄새가 나는데 벌써 한 잔 했어?"<BR><BR>"응..친구랑.."<BR><BR>"혹시 여자친구?"<BR><BR>"응 그런거 같애.."<BR><BR><BR>그리고 시화의 눈을 쳐다보았다.<BR><BR>왠지 아쉬워하는 눈빛이였고, 나에게 예전처럼 호감이 있어하는 눈빛이였다.<BR><BR><BR>-그래 예전에 너 때문에 나 많이 아파했는데..너도 좀 아파 봐야지??-<BR><BR><BR>시화의 전화를 받았을 때는 반가움과 약간의 설렘이 있었는데 막상 만나니 괴심한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BR><BR><BR>그 때 휴대폰에서 문자 알림 소리가 들렸고, 이 번에는 진짜로 혜주의 문자 같았다.<BR><BR><BR>『오빠 아직 집에 안들어갔어? 걱정되잖아 문자보면 답장 좀 해~』<BR><BR><BR>문자를 확인하니 역시나 혜주였고, 문자를 확인하는 내 모습에 시화의 질투하는 눈빛이 느껴졌다.<BR><BR><BR>문자를 확인하고 답알을 보내려는데 시화가 나의 팔에 팔을 끼우며 말했다.<BR><BR><BR>"뭐야~ 지금 여자친구에게 꽉 잡혀 사는거야?"<BR><BR><BR>시화의 표정을 보니 질투가 어린 모습이였고, 그 모습에 괜히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싶었다.<BR><BR><BR>-예전에 내가 그렇게 매달렸던 그리고 나를 밀어냈던 네게 복수를 시작해 볼까나..- <BR><BR><BR>"시화야 우리 술 한 잔 할까?"<BR><BR>"좋지~"<BR><BR><BR>우리는 인근의 술집으로 향했다.<BR><BR></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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